벤자민 프랭클린은 "먹는 것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먹되, 입는 것은 남을 위해서 입어야 한다(Eat what you like, but dress for the people)"고 하였다. 이미지 관리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은 바로 이 점을 지킨다. 의상은 경우에 따라 첫인상의 전달 효과에서 7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상품도 디자인과 색상이 중요하 듯 상황과 대상에 맞는 옷차림을 할 줄 아는 능력도 필요하다. 이는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상대에게 제대로 전달시킨다.
● 이미지 연출은 능력 전달의 시작
반대로 외모에 따라 상대를 오해하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상대를 속이는 경우도 있다. 영화 <시카고> 에서 변호사는 피고인에게 수수한 옷차림으로 나올 것과 재판 중에 뜨개질을 하고 앉아 있을 것을 지시한다. 피고인이 뜨개질을 할 줄 모른다고 하니 배우라고 한다. 연약한 이미지가 피고인에게 유리했기 때문이다. 시카고>
미국 법원에서의 조사 또한 재미있다. 외모가 좋은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해 배심원의 형량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한다. 아름다운 사람이 법정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고 유죄 판결을 받는 확률이 적고 배심원들도 피해자가 아름다울 경우 더 동정을 가진다는 것이다. 단 사기죄의 경우에는 반대라고 한다. 그 외모 때문에 상대가 속을 수 있었다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낯선 사이에 상대에 대해 길어야 50초 안에 내리는 첫인상에 외모는 상당한 영향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성형수술 시술을 자연스럽게 말하는 시대이다. 그로 인해 자신감 회복에 도움이 된다면 그도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다.
외모라고 하면 사람들은 흔히 얼굴 생김새나 복장 상태를 떠올린다. 그러나 이목구비 생김새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대상과 역할에 맞느냐는 것이다.
드라마에서는 동창회에 치장하고 나온 친구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 우울한 주인공들이 나오는 장면이 예사이다. 면접에 헤어진 청바지를 입고 온다거나, 친구 결혼식에 더 멋을 내고 가는 친구의 우정은 또 어떤가.
● 상황과 자신의 역할에 맞아야
1994년도에 실시된 미국의 한 조사 결과에서는 외모가 평균 이하인 사람들은 평균적인 사람보다 수입이 5∼10% 적은 반면 외모가 평균 이상인 경우 평균적인 사람보다 5% 많다는 것이 밝혀졌다. 부정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자기 관리에 대한 비용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당나라에서 시작하여 우리 전통사회의 관리를 뽑는 시험에서 인물의 평가 기준으로 삼았던 신언서판(身言書判) 역시 언변이나 필적과 판단력보다 우선시하던 것이 단정하고 바른 몸가짐이었다.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현대사회는 외적인 비주얼 부분을 간과할 수 없다.
21세기는 이미지와 커뮤니케이션의 시대다. 상황과 자신의 역할에 걸맞는 외적 이미지를 연출할 줄 아는 것은 자신의 능력을 전달하는 출발점이다.
이종선ㆍ이미지디자인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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