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까지는 무대에 서고 싶어요. 아, 조금 쉬고 싶을 수도 있으니 99세로 할까요?”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바리톤 거장 레나토 브루손(70)이 9~13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 에 출연하기 위해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토스카>
브루손은 7일 기자간담회에서 “언제까지 활동할 거냐”는 질문에 농담을 섞어가며 여유롭게 100세라고 답했다. 그는 “건강을 유지하는 나만의 비결이 있지만 다른 사람이 따라할 것 같아 공개하지 않겠다”며 웃기도 했다. 테이블을 드럼처럼 두드리며 장난치는 그의 모습에서 일흔이라는 나이를 읽어내기는 어려웠다.
이탈리아 그란체에서 태어난 브루손은 젊은 시절에는 빛을 보지 못했다. 화려한 기교보다는 깊이있는 음색과 극적인 표현력이 특징인 그는 30대 후반에야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에 데뷔했지만, <나부코> <멕베스> 등 내면의 깊이가 느껴지는 역할을 소화하면서 50대에 이으러 세계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9월 일본에서 <리골레토> 에 출연하는 등 70대에 들어선 지금도 세계를 누비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리골레토> 멕베스> 나부코>
주로 고뇌하는 권력자, 아버지 등을 연기한 그가 <토스카> 에서 맡은 역은 극악무도한 경시총감 스카르피아. 평소 잘 하지 않던 역할이다. “스카르피아는 모든 사람을 떨게 만드는 악역입니다. 세련되면서도 차가운 면모를 강조할 겁니다.” 토스카>
6일 방한해 “매운 한국 음식을 먹고 싶다”고 요청, 육개장과 갈비, 해물파전 등으로 저녁 식사를 했다는 브루손은 “고춧가루와 마늘이 입맛에 맞았다”며 만족해 했다. “한국에서 첫 공연이라 감회가 깊습니다. 이번 공연이 성공해 다시 올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 때는 <오델로> 나 <리골레토> 를 하고 싶습니다.” 리골레토> 오델로>
1900년 푸치니가 연출한 로마극장 초연을 그대로 재연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 <토스카> 에는 브루손 외에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 성악가 부부 다니엘라 데시와 파비오 아르밀리아토도 출연한다. 토스카>
브루손은 14일에는 리사이틀도 갖는다. <기다리는 마음> 등 한국 가곡도 연습하고 있는 중이다. 기다리는>
김지원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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