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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그룹, 승승장구 뒤엔 처남·매부가 있다/ 채형석 부회장 · 안용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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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그룹, 승승장구 뒤엔 처남·매부가 있다/ 채형석 부회장 · 안용찬 사장

입력
2006.11.06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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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재계 인사들은 '잘 나가는(?) 기업' 중의 하나로 애경그룹을 꼽길 주저하지 않는다. 생활용품과 기초화학으로 시작한 애경은 애경백화점과 AK면세점으로 유통부문에서 선전하고 있고, 올해 항공업(제주항공)에도 진출하는 등 괄목상대할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삼성물산 유통부문의 삼성플라자 인수전에도 뛰어들어 현대백화점, 삼성테스코를 누르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해 업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승승장구하는 애경그룹의 뒤에는 채형석(46) 그룹 부회장과 안용찬(47) 애경 사장을 빼놓을 수 없다. 채 부회장(성균관대)과 안 사장(연세대)은 서로 출신학교는 다르지만 이미 학창시절부터 잘 알고 지내던 절친한 사이였다.

채 부회장은 이후 보스턴대 경영대학원에서, 안 사장은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각각 MBA과정을 마쳤다. 특히 안 사장은 유학시절 채 부회장의 여동생인 은정씨와 결혼, 채 부회장과는 처남매부 지간이 됐고, 지금은 그룹을 이끌어 나가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채 부회장은 안 사장 말만 나오면 대뜸 '복덩어리'라고 치켜 세운다. "우리 회사에 들어오지 않았어도 어딘가에서 최고경영자로 일하고 있을 사람"이라고 칭찬한다. 오히려 능력 있는 안 사장과 가족을 이뤄, 그룹을 운영하게 된 것이 행운이라는 것이다. 채 부회장은 안 사장을 치밀함과 섬세함을 갖춘 타고난 전문경영인이라고 평가한다.

채 부회장은 "창업주인 선친(채몽인 전 회장)이 돌아가셨을 때 불과 12살이었는데 당시 부친의 가업을 이어 나가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다진 기억이 있지만 여전히 철이 없었다"며 "그런 나의 중심을 잡아주고 이끌어 준 사람이 바로 안 사장"이라고 회고했다.

안 사장 역시 채 부회장의 타고난 추진력과 결단력을 높이 평가한다. 안 사장은 "지난 해 1월 채 부회장이 제주항공 설립하겠다고 말하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고 털어놓으며 "그런데 출범 1년도 지나지 않아 자리를 잡는 것을 보면서 '채 회장은 타고난 사업가'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삼성플라자 우선사업협상자로 선정된 것도 이들의 절묘한 조화가 빚어낸 결과물이다.

채 부회장은 "올 4월 삼성물산으로부터 인수제의를 받고 철저한 분석을 통해 그룹 유통부문을 성장시킬 좋을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며 "삼성플라자 인수를 기점으로, 기존 애경백화점과는 차별화하는 획기적인 유통업체로 거듭나기 위한 마스터플랜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수원 상권 1위를 차지하며 조기 정착에 성공한 애경백화점 수원점도 채 부회장이 적극 추진해 성공한 케이스다. 안 사장은 "수원점의 성공에 힘입어 그룹 내 자금조달이 원활해졌고, 사업확장에 물꼬를 틀 수 있었다"며 "유통 부문을 다 합친 것보다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삼성플라자 인수도 수원점의 성공이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채 부회장의 추진력은 부동산에서, 안 사장의 섬세함은 유통과 생활용품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만들어내는 절묘한 조화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이다.

안 사장은 "내년에는 화학분야에서 기존 산업을 확장하고 부동산 분야에서는 대규모 아파트 분양을 하는 등 좋은 일이 많을 것이다"이라며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중국내 10위권 이내에 속하는 국영기업과 합작을 통해 새로운 사업도 만들어 낼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애경은 구로, 수원점에 이어 제3호 애경백화점이 될 평택점 공사가 2009년 완공예정이며, 99년 설립한 ARD홀딩스를 통해 부동산 개발사업을 더욱 키워 나갈 계획이다.

채 부회장은 "기업이 건강한 성장동력을 키워나가기 어려운 세상이 됐다"고 말한다. 새로운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한 순간의 판단 실수로 회사경영이 어려워질 수 있고, 한 우물만 팔 경우 자칫 성장이 멈춰버릴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채 부회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것은 안 사장의 공이 크다"며 안 사장을 칭찬했다. 안 사장은 역시 "채 부회장과 발맞춰 회사를 키워 나가는 데 일조하겠다"며 공을 채 부회장에게 돌렸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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