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다, 안 온다”며 혼선을 빚던 로버트 조지프 미국 국무부 군축ㆍ비확산 담당 차관이 6일 밤 1박2일 일정으로 서울을 방문했다. 차관급 한미 전략대화를 위해 방한한 니컬러스 번스 미 국무부 정무담당 차관도 동행했다. 우리측 시선은 조지프 차관에게 쏠린다.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결의 이행과 국내에서도 논란을 빚고 있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문제를 담당하는 미 정부의 핵심 인사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PSI 문제에 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은 정해진 상태이다. PSI 활동에 전면 참가 하되, 한반도 수역 내에서는 PSI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다만 정부 내 일부 이견이 있고, 여당 당론이 정해지지 않아 공식 결정을 미루고 있을 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측도 우리측 한계를 일정 부분 인정하는 듯한 분위기다. 때문에 조지프 차관이 지난번 한미 외교장관회담에 이어 또 다시 이 문제로 우리측을 강하게 압박할 것 같지는 않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그의 방한 기간에 한국과 미국측은 6자회담 대북 대응에 대한 조율과 우리측의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이행 방안 등을 주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두 차관은 방한에 앞서 일본을 방문, 6자회담 진행 과정에서 북한에 핵 포기를 보여주는 구체적 결과물을 요구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과 일본은 이 같은 논의를 통해 북측에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수용, 일부 핵시설의 해체 착수 등 선행조치를 요구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미국과 일본은 또 아시아ㆍ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회의 기간에 북한을 뺀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5개국 외무장관 회담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접근시켰다.
조지프 차관은 또 한국 방문 기간에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사업 등 남북경협에 대한 우리측 보완조치와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를 위한 미측의 새로운 구상인 국제 컨테이너검색네트워크(ICSN)의 우리측 가입 문제 등을 논의할 공산이 크다.
한편 미국의 두 차관은 최근 대미 발언으로 양국간 미묘한 긴장을 초래했던 송민순 청와대 안보정책실장 겸 외교장관 내정자도 만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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