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BIS비율 등 조작"… 김석동씨도 조사변씨 곧 영장 방침… 이前행장은 구속
2003년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 변양호 보고펀드 대표(당시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가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과 공모해 외환은행 헐값 매각을 주도한 것으로 검찰이 최종 결론을 내렸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 변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수재 혐의로 이 전 행장을 구속 수감했다. 영장실질심사를 맡았던 서울중앙지법 이상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구속이 필요할 정도로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인정된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검찰은 외환은행의 부실자산을 과대 평가하고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의도적으로 낮춰 외환은행 및 주주들에게 수천억원대 손실을 끼친 혐의로 이 전 행장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변 대표를 공범으로 적시했다. 검찰은 김석동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당시 금감위 감독정책1국장)의 공모 여부도 집중 조사 중이다. 변 대표와 김 부위원장은 론스타에 외환은행 인수 자격을 부여하고 외환은행의 BIS 비율을 축소해 이 전 행장과 함께 외환은행 헐값 매각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이 전 행장은 경영고문료와 성과급 명목으로 외환은행으로부터 15억원을 받는 등 직무와 관련해 총 19억8,000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 전 행장과 공모한 금융당국 관계자가 있다. 이번 주에 추가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채 기획관은 “당사자들은 정책적 판단이라고 주장하지만 사법 처리할 정도로 범죄 행위가 충분히 소명됐다”며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 전 행장의 영장 발부에 대해서는 “사필귀정”이라고 짧게 말했다.
검찰은 최근 3년간 법원의 모든 영장 기각 사례와 발부 사례를 취합해 보고하도록 전국 일선 검찰청에 공문을 내려보냈다. 3일 엘리스 쇼트 부회장 등 론스타 경영진의 체포ㆍ구속영장이 기각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채 기획관은 “올해 들어 법원의 영장 기각률이 급증한 데다 법원의 영장 발부 기준이 너무 탄력적이어서 검찰 차원의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검찰은 또 “더 이상 법원 영장시스템의 운영의 묘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며 현행 영장제도 개선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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