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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숙의 길 위의 이야기] 금강산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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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숙의 길 위의 이야기] 금강산의 밤

입력
2006.11.06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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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 오르니 시인 장석남 혼자 앉아 있었다. 그도 잠을 설쳤대서 수면제 한 알을 주고 나도 한 알 삼켰다. 순간, '잘하는 짓일까?' 걱정했는데 과연 고성에 닿기까지 잠들지도 못한 채 내내 비몽사몽이었다. 하지만 그 밤에 아홉 시간을 내리 잘 수 있었으니 더 적시에 약효를 본 셈이다.

오전 8시20분쯤 서울역 뒤편 애오개를 출발해서 금강산호텔에 도착한 것이 오후 3시20분쯤이었다. 여장을 풀고 온천으로 가는 무리에 끼었다. 생전 처음 노천탕에 몸을 담갔다. 실내에 있는 탕에 들어앉아 노천탕으로 통하는 문을 바라보며 망설이다가 '에라, 모르겠다!' 용기를 내서 주춤주춤 걸어 나갔다.

어느 새 노천욕을 하고 있는 아는 얼굴들을 짐짓 외면하며 탕 속에 몸을 담그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구름 한 점 없었다. 솔향기 자욱한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물 속에서 금강산 봉우리들을 둘러보는 맛!

6.15 민족문학인협회 결성식 참가자 중에서 내가 제일 잠을 잘 잔 것 같다. 객실 텔레비전에서 우리 방송이 나오기에 나는 <사랑과 야망> 을 보고 곧 잠이 들었다. 늦도록 친목을 도모한 친구들도 있었고, "시 쓰면서" (장하다, 시인 이문재!) 밤을 보낸 친구도 있었다.

시인 황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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