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6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운하 개발 공약을 비판하는 발언을 처음으로 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이날 이 전 시장을 추켜세우는 듯 하면서도 개발론에 대해서는 우회적으로 겨냥하는 발언을 했다. 최근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이 지속적 상승 곡선을 그린 뒤 한나라당 빅 3 주자들 간의 샅바싸움이 본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박 전 대표는 6일 단국대 천안캠퍼스에서 가진 특강을 통해 “21세기 국가경쟁력의 원천은 지식과 정보이며 이제는 건설, 공장 짓는 것으로 국민을 먹여 살리는 시대가 지났다”고 말해 ‘건설론’을 내세우는 이 전 시장을 은근히 겨냥했다. 박 전 대표는 이 전 시장의 한반도 운하 구상을 염두에 둔 듯 “운하가 경제정책이라고 말하는 것은 조금 어폐가 있다”며 “건설의 계획안이나 개인적인 안이라고 생각하지, 건설이 경제정책의 틀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손학규 전 지사도 이날 동아시아미래재단 창립기념 세미나에 참석, “한반도 대운하는 국토 건설의 식견을 가진 이 전 시장과 같은 분만이 내놓을 수 있는 계획”이라며 “연구 검토를 통해 내륙 운하가 꼭 필요한 것이라면 저부터 나서서 추진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과거 개발 시대 패러다임을 갖고 21세기 선진강국이 될 수 없다”면서 “70~80년대 권위주의적 리더십이나 몇 개의 산발적인 프로젝트로 선진복지국가를 만든다는 것은 환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손학규가 한나라당의 미래를 대표한다고 감히 말씀 드린다”고 호언했다.
그러나 이명박 전 시장은 박 전 대표의 비판 발언 등에 대해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이에 앞서 이 전 시장은 이날 MBC 라디오의 한 시사프로그램에 출연, 당내 대선후보 경선방식에 대해 “어떻게 하든 상관 없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당이 정권교체를 위해 어떤 방식이 좋을 지 검토해야 하고, 당이 결정한 방식을 따를 생각”이라고 전제한 뒤 현재의 경선방식에 대해서 “(경선까지) 그대로 가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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