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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증가율 41개월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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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증가율 41개월 만에 최고

입력
2006.11.06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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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중 광의유동성(L) 증가율이 6개월 미만 단기 금융상품의 급증에 따라 3년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9월말 현재 단기유동성 자금의 잔액이 528조8,000억원에 달해 이 자금이 최근 부동산 급등의 땔감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중 광의유동성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말 광의유동성잔액(잠정)은 1,778조7,000억원으로 한달간 24조원(1.4%)이나 늘었다.

이는 8월중 증가액 14조6,000억원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전년 동월비 증가율로는 10.1%나 급증, 2003년 4월 이래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광의유동성(Liquidity, 약칭 L)이란 과거 총유동성(M3ㆍ현금+결제성 통화+예적금 등 금융상품+은행 및 비은행 기관의 기타 예수금)에 정부와 기업이 발행한 국채, 지방채, 기업어음, 회사채 등의 유동성 금융상품을 더한 것으로 통화지표 가운데 가장 범위가 넓다.

9월중 정부와 기업이 공급한 유동성 잔액은 1조5,000억원이 감소한 반면 금융기관이 공급한 유동성은 무려 25조5,000억원이 늘었다. 이는 금융기관의 가계대출과 중소기업 대출이 유동성 증가를 주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대출증가는 단기유동성 비율도 끌어올리고 있다.

광의유동성 가운데 현금과 결제성 상품으로 구성되는 초단기유동성(M1)의 비중은 19.2%로 전월에 비해 0.7%포인트 상승했다. 또 초단기유동성과 만기 6개월미만의 금융상품으로 구성된 단기유동성 비중은 29.7%로 전월대비 0.6%포인트 높아졌다.

단기유동성 비중은 작년 12월 31.2%을 정점으로 계속 하락, 올해 8월에는 29.1%까지 떨어졌으나 9월에 급반등한 것이다. 이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대기하는 단기자금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뜻이다. 결국 9월말 현재 단기유동성 자금 잔액 528조원 가운데 일부 기업운전자금을 제외한 돈이 부동산 등 수익성 높은 투자처를 찾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금융연구원 신용상 선임연구원은 "유동성의 단기 급등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는 것은 최근 유동성 증가세가 실물경제 투입용보다 '투기 대기성' 자금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며 "8월의 콜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9월의 유동성이 크게 늘어난 것은 한마디로 현재의 금리가 투기적 투자자금 동원을 예방하는 데는 역부족 수준이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융자가 부동산 거품을 만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 금리 인상도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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