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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 목에 밧줄 매기'… 刑집행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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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 목에 밧줄 매기'… 刑집행 쉽지 않아

입력
2006.11.05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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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2월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미군당국에 체포된 지 2년11개월 만에 특별법원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 사형 선고가 곧바로 후세인에 대한 사형 집행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재판의 공정성 논란을 일으킨 이번 판결로 이라크 내 불안을 가중시킬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후세인이 특별 법원에서 사형을 언도 받았지만 실제 사형 집행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심제인 이번 재판에서 후세인 변호인단은 10일내 항소할 뜻을 밝혔다. 이라크 법에 따르면 만약 항소심에서도 교수형을 판결받는다면 사형은 30일내로 집행된다.

하지만 1987~88년 쿠르드족 수천~수만명을 화학무기로 학살한 이른바 ‘안팔 작전’에 관련된 재판 판결이 나오지도 않은데다, 아직 재판을 시작도 못한 혐의가 7건이나 된다. 남은 재판을 다 받기 전까지는 후세인에 대한 사형 집행을 할 수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예상이다.

루이스 아버 유엔인권고등판무관(OHCNR)도 사형판결 직후 성명을 내고 후세인에 대한 사형 집행에 대한 유예를 요구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번 사형판결이 남은 재판에 줄 영향과 미국과 이라크에 미칠 영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단 재판부가 증거가 가장 확실한 두자일 사건에 대해 사형 선고를 한 이상 크루드족 학살 등 남은 재판에서도 정치적 부담 없이 후세인을 단죄할 ‘필요조건’을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 입장에서는 두자일 사건 재판과정에서 여성과 어린이까지 고문과 폭력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증인들을 잇따라 세워 후세인의 ‘반 인륜성’을 부각, ‘정치적 보복’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해 후세인에 대한 동정 여론을 잠재웠다는 성과도 거뒀다. 미 백악관은 판결 후 논평을 통해 “오늘은 이라크 인들에게 기쁜 날"이며 환영했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재판의 공정성 문제가 다시 비판의 도마에 올랐고, 종족간 분쟁이 악화돼 이라크 정국은 더욱 불안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이번 판결이 ‘특별법원의 독립적인 결정’이었다고는 하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믿는 이는 거의 없다. 미국 중간선거 이틀 전 사형선고가 내려진 만큼 이번 판결이 공화당의 선거전략의 일환이라는 정치적 해석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라크 전쟁이 실패한 전쟁이라는 평가에 직면한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내든 회심의 카드였다는 것이다.

재판부의 정통성 문제도 여전히 논란거리다. 이번 재판부가 후세인의 단죄를 위해 미군 주도 임시행정처(CPA)에 의해 설치된데다 지난해 1월 주심판사가 정치적 압력을 이유로 사퇴하고 현 주심판사는 후세인 정권 하에서 핍박을 받았던 쿠르드족 출신이라는 점이 재판의 공정성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국제앰네스티(AI) 등 국제 인권단체들은 “후세인 재판이 심각한 결점들로 얼룩진 수치스런 재판”이라고 비난하며 “절차도 공정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날 사형 선고는 내전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이라크내 종파간 분쟁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 있다. 이미 후세인이 속한 이슬람 수니파 세력과 일부 시아파 교도들은 대대적 저항공격을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형이 선고된 즉시 바그다드 북부 수니파 지역에서 저항세력과 경찰의 교전이 시작됐다고 외신은 전했다.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도 후세인 선고공판일인 5일 새벽 6시부터 12시간 동안 바그다드와 인근 주에 통행금지령을 내리고 어길 경우 즉시 발포하겠다고 밝혔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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