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집값 상승 행진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추석 전후의 공급부족 현상으로 촉발되고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의 신도시 발언으로 폭발한 서울 및 수도권 집값 폭등 현상이 좀처럼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상급등으로 인한 거품 붕괴 우려가 제기될 정도로 상승세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10월 한달 동안의 전국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1.3%로 2003년 5월의 1.6% 이후 3년 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추세는 이달 들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5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 한주 동안 서울 지역 아파트가격은 1.11% 상승하면서 3년 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도권도 1.26%나 뛰며 2000년 이 업체가 시세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구리시(1.93%), 김포시(1.91%), 수원시(1.9%), 서울 강동구(1.97%), 금천구(1.78%), 강북구(1.46%)의 상승률은 폭발적인 수준이었다.
일부 인기 지역은 자고 나면 가격이 뛴다는 말을 실감케 할 정도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35평형 시세는 지난주에만 무려 2억원이나 올랐다.
최근에는 수요자들이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서울 강북 지역으로 몰리면서 전세가격이 급등하는 연쇄 부작용까지 빚어지고 있다. 강북구의 지난 주 전세가격은 1.82%나 상승해 서울 평균 상승률(0.35%)을 크게 앞질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상이 아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자칫 분위기에 휩쓸려 뒤늦게 '뇌동매매'에 나섰다가는 '상투'를 잡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지금의 집값은 오를 만큼 올랐을 뿐 아니라 거품의 요소도 있어 보인다"며 "연말로 갈수록 매수자가 줄고 매물이 나와 가격 상승세가 진정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 때를 노리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전무도 "집값이 단기 꼭짓점에 도달했으며 다음주부터는 집값 상승폭이 축소될 전망"이라며 "자금 여유가 있으면 연말에 나올 매물을 노리는 것이 좋고, 여유가 없다면 1, 2년 정도 더 기다려도 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이상급등 추세가 쉽게 잦아들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신도시 공급 물량이 쏟아지는 2010년 이전까지는 공급 확대가 어려운데다가 3일 발표된 정부 대책도 이상 열기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 내년 대선 정국을 앞두고 경기부양이 가시화할 경우 부동산 시장이 또 한번 요동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유엔알 박상언 대표는 "내년에 민간부문에서 공급할 수도권 물량이 1996년 이후 최저치인데다가 경기부양책이 구체화할 가능성이 높아 상반기까지는 집값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실수요자는 지금이라도 내집마련 행렬에 동참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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