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책과세상/ 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야생초 편지'작가, 공동체를 꿈꾸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책과세상/ 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야생초 편지'작가, 공동체를 꿈꾸다

입력
2006.11.03 23:58
0 0

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 황대권 지음 / 열림원 발행, 232쪽, 9,000원

베스트셀러 <야생초 편지> 의 작가 황대권의 새 산문집이다. 생태주의 운동가인 작가가 현재의 한국에서 경험한 현실, 그 현실을 바탕으로 세상 공부와 마음 공부를 하며 느낀 단상의 모음이다. 그의 오감에 포착된 ‘현실’은 다름 아닌 자본주의 흐름 속에서 참혹하게 왜곡된 인간의 욕망과 그 욕망이 저지르는 세상 파괴다. 글은 부드러운 수필 형식이지만 메시지는 섬뜩할 정도로 강렬하다.

‘새만금 사업으로 인해 귀중한 갯벌이 사라지는 것 못지않게 그 긴 해안선을 따라 발달한 수백 개의 (다른 생명체들의) 작은 마을의 운명 또한 생각해야 한다. 말 못하는 작은 생명을 짓밟고 평화로운 작은 마을들을 없애는 것을 진보라고 생각하는 한 이 땅의 미래는 없다. (중략) 생태계는 더 이상 인간들의 ‘큰 것 추구’와 ‘경제지상주의’를 견뎌내지 못하고 대반격을 해 올 것이다.’<작은 것이 희망이다>

황대권은 1985년 구미유학생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13년간 옥살이를 했다. 세상에 나와 전북 영광에서 농사를 짓다 국제사면위원회 초청으로 2년간 유럽의 대안공동체를 돌아보고 영국에서 생태농업을 공부했다. 귀국해 다시 농부가 돼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공동체생활을 꿈꾸고 있다.

숨가쁘게 돌아가는 자본주의의 톱니바퀴로부터 일찌감치 거리를 두고 살아서 그런 것일까. 작가는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살이를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묻는다. ‘나는 바빴노라. 그리하여 나는 행복했노라! 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 그리고 바쁘고 급해서 지나쳐버리는 소중한 것에 대한 관심을 제안한다. 바로 이웃과 그 이웃간의 사랑의 어울림이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이웃과 함께 하는 사랑이 충만한 삶.’ 작가의 꿈이자 책 제목의 의미다. ‘민들레가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 것은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야생초가 만발한 들판이 아름다운 이유도 자신을 온전히 사랑할 줄 아는 온갖 꽃과 풀들이 서로 어울려 사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간 사회도 그렇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그 사랑의 힘으로 남을 사랑해야 합니다. 민들레는 결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습니다.’

권오현기자 k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