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배당수익률에 기초해 투자했습니다.”
3일 한국증권업협회로부터 ‘모범 투자자’상을 받은 신광식(64ㆍ사진)씨는 “우량주 중심의 장기투자만으로 매년 100%대의 수익률을 올렸다”며 이 같이 말했다.
투자경력만 30년이 넘는 전직 은행원 신씨는 1999년 퇴직 후 본격적으로 주식투자에 투신했다. 신씨는 배당성향(기업의 당기 순익 중 배당금의 비율)을 기준으로 고른 7~8개 종목에 분산투자하고, 한번 산 종목은 평균 2~3년씩 보유하는 정석투자로 지난 7년간 700%대의 누적수익률을 기록했다.
신씨는 “대부분의 개인투자자가 장기투자에 실패하는 이유는 배당을 주지 않는 종목에 투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끊임없이 등락하는 주가를 바라보면서 목표수익률까지 기다리는 일은 누구에게나 힘든 법”이라며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장기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배당 수익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씨의 또 다른 종목 선택기준은 재무제표다. 그는 “은행에서 대출심사를 할 때, 대출 신청인이 돈을 갚을 의지가 있는지를 살피듯, 회사도 경영진의 의지가 강해야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며 “하지만 개인투자자가 상장기업의 오너를 직접 만나기는 쉽지 않으므로, 재무구조를 통해 경영진의 성향 및 기업의 건전성을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씨는 이처럼 꼼꼼히 사업내용을 살핀 끝에 사들인 주식은 1년 이상 장기 보유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그는 “좋은 기업은 투자자에게 계속적으로 수익을 주게 돼 있다”며 “주가가 오르더라도 당장 현금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주식을 처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1970년대 중반 주식투자를 시작하며 처음 선택했던 종목인 신영산업(현 신영와코루)을 20년 이상 보유했다. 신영산업은 당시 배당수익률이 30%에 이르는 고배당주였으며, 신씨는 7년 전 이 주식을 처분할 때까지 매년 평균 50%의 수익률을 올렸다.
하지만 신씨에게도 다른 투자자들처럼 뼈 아픈 실패의 경험이 있다. 그는 “재무구조는 불량했지만 평소 믿고 지내온 주위 사람이 추천하는 종목이라 한 반도체 부품업체에 투자한 적이 있다”며 “결국 원칙을 어긴 투자로 큰 손해를 봤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인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이날 시상식에서는 장기적 안목과 합리적 투자로 국내 투자문화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신씨 등 10명이 ‘모범투자자’상을 받았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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