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부동산 경매시장도 부글부글 끓고 있다.
건설교통부의 신도시 추가 건설계획 발표 이후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폭등하며 매물이 실종되자, 집을 찾는 사람들이 법원 경매쪽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현재 경매 시장 동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입찰 경쟁률과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3일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10월말 기준 서울지역 법원경매 낙찰가율은 86.04%로, 전월에 비해 5.70%포인트 올랐다. 이중 아파트는 무려 11.42%포인트나 치솟아, 99.46%를 기록했다. 거의 감정가 대로 팔리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서울지역 입찰경쟁률도 전월에 비해 10% 가까이 오른 5.95대 1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아파트의 입찰 경쟁률은 7.48대 1로 한달 새 20%나 뛰었다. 경매시장으로 뛰어든 수요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 서울 강남권 아파트 경매에서는 감정가를 크게 웃도는 가격에 모두 낙찰이 되고 있다. 경매시장에서조차 물건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2일 19억2,000만원에 입찰이 붙은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65평형은 14명이 몰리며 최저입찰가보다 무려 6억9,200만원이나 높은 26억1,2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한차례 유찰됐던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아파트 57평형도 이날 최저가 12억8,000만원에 부쳐진 2차 입찰에서 9명의 응찰자가 경쟁을 하며 15억9,900만원에 낙찰됐다. 서초구 반포동 미도2차 아파트 29평형은 21대 1의 치열한 입찰 경쟁 끝에 최초감정가 5억4,000만원보다 1억5,000만원 가량 높은 6억9,66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개포동 우성아파트 등 노른자위 지역 아파트들도 다음주부터 잇따라 입찰에 부쳐질 예정이어서 투자자들은 물론 주택 구입을 원하는 실수요자들의 뜨거운 한판 입찰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6일에는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 21평형이 5억8,000만원에 첫 입찰이 이뤄지며, 13일에는 한차례 유찰됐던 여의도 광장아파트 60평형이 최초 감정가의 80%인 12억8,000만원에 경매에 부쳐진다.
개포 우성 31평형과 은마아파트 31평형은 각각 14일과 16일에 8억5,000만원과 9억원에 첫 입찰이 이뤄질 예정이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일반 거래시장에서 매물을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경매시장을 찾는 수요자들이 크게 늘었다"며 "최근 가격 급등으로 입찰가가 시세보다 싼 경우가 많아 경쟁은 치열하지만 잘만 고르면 시세차익까지 볼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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