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잔치가 끝나 가고 있다.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던 시중 은행들이 3분기 들어 순익이 대폭 감소하며 하향추세로 돌아선 모습이 확연하다. "더 이상 올 상반기와 같은 호황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은행 영업전략의 변화도 불가피해 보인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빅4'은행의 3분기 당기 순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증가했지만, 전분기에 비해서는 10~20%씩 떨어졌다.
국민은행은 1분기 8,030억→2분기 7,770억원→3분기 6,781억원으로 감소했고 하나은행 역시 1분기 3,068억원→2분기 2,512억원→3분기 2,463억원으로 계속 하락했다. 신한은행은 4,617억원으로 전 분기(5,195억원)에 비해 500억원, 우리은행은 3,963억원으로 전 분기(4,939)보다 1,000억원 가까이 순익이 줄었다.
사실 올 상반기 은행의 호황은 '외적 호재'에서 비롯된 비정상적인 실적이었다. 하이닉스 등 부실기업들이 되살아 난 덕에 출자전환했던 주식을 매각하고 손실처리했던 채권을 회수하면서 큰 이익(특별이익)을 거뒀던 것이다.
그러나 올 상반기 큰 실적을 올리는 동안에도 은행 본연의 업무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그다지 늘지 않았다. 국민은행의 경우 총자산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 1조9,010억에서 올 3분기 1조 8680억원으로 떨어졌고,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역시 지난해 4분기 3.96%에서 3.59%로 감소했다.
다른 은행들 역시 NIM이 줄줄이 하락하는 등 사정은 마찬가지다. 결국 은행들은 업무 외적인 호재 덕에 대출금리는 낮추고 예금금리는 높이면서, 수익성 보다는 자산 확대 경쟁에 몰두했던 것이다.
하지만 '특별이익'호재가 사라진 이상, 올 상반기 같은 수익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은행들로서도 이젠 외형 확장 보다 자산 건전성과 수익성에 더 신경을 쓸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감독당국이 경영건전성 지도에 나서고 은행들이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역으로 소비자들로선 예금금리가 내려가고 대출금리가 올라가 부담이 늘 수도 있다"며 "은행경영이 전반적으로 보수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