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한국시간) 열린 인터 밀란(이탈리아)과의 2006~0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4차전 홈경기에서 0-1로 진 스파르타크 모스크바(러시아)의 패인은 교통 체증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AP, 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은 2일 모스크바 언론을 인용, ‘교통 지옥’에 시달린 끝에 헐레벌떡 경기장에 도착한 스파르타크 모스크바의 황당한 해프닝을 전했다. 루즈니키 경기장으로 향하던 스파르타 모스크바 선수들은 극심한 교통 체증으로 인해 주차장으로 변한 모스크바 시내에 갇힌 채 꼼짝 못하던 중 한 팬의 충고를 듣고 ‘대중교통 이용’을 결정했다. 3시간째 같은 자리에 머물고 있다는 한 남성 팬이 구단 버스를 찾아와 “경기 시작 전까지 도착을 못할 것이니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권유한 것.
장비 가방을 어깨에 둘러멘 선수들은 경찰의 인도를 받아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을 찾아 뛰기 시작했고 무려 2㎞를 질주한 끝에야 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장거리를 뛴 선수들은 다시 ‘콩나물 시루’ 같은 객차 내에서 이리저리 시달려야 했고, 블라디미르 페도토프 감독은 객차 내에서 선수들의 이름을 소리 높여 부르며 ‘잃어버린 선수’는 없는지 마음을 졸여야 했다.
스파르타크 모스크바는 천신만고 끝에 가까스로 늦지 않게 도착할 수 있었지만 정상적으로 경기를 치르기에는 감독도, 선수들도 충분한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 스파르타크 모스크바는 이날 경기 시작 2분 만에 훌리오 크루즈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후 만회에 실패,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 없이 16강 토너먼트 진출이 무산됐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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