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도자기엑스포, 경기영어마을, 세계평화축전 등 경기도의 3대 문화사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경기도가 예산부족을 이유로 방만 운영에 대해 재검토에 들어가면서 지원 예산을 큰 폭으로 삭감했기 때문이다.
2일 경기도가 최근 잠정 확정한 2007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4,5월 제4회 도자기 비엔날레를 치르는 재단법인 세계도자기엑스포는 120억원의 예산을 신청했지만 이에 턱없이 부족한 29억만 지원 받게 됐다.
올해 330여억원을 지원 받았던 경기영어마을의 경우도 내년 128억원이 책정돼 사업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경기문화재단도 올해 30억원에서 내년 23억원으로 지원액이 줄었고 경기관광공사(50억원→29억원) 경기도박물관(98억원→79억원) 등의 예산도 축소됐다.
특히 2005년 100억원의 지원을 받아 시작한 세계평화축전 예산은 올해 10분의 1 수준인 9억원으로 준 데 이어 내년에는 다시 5억원으로 축소돼 명맥만 유지하게 될 전망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김문수 지사 취임 후 도정의 축이 문화보다는 교통문제 해소나 팔당호 수질개선 등으로 이동하면서 문화 관련 예산이 줄어들게 된 것 같다”면서 “경기불황이 지속하면서 중요 세원인 취득, 등록세가 줄어든 것도 문화사업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의 이 같은 예산편성안이 알려지면서 사업 주최측의 볼멘 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도자기엑스포 관계자는 “지원금이 너무 축소돼 그 동안 준비했던 사업을 모두 재검토 해야 할 상황”이라며 “자생력을 키워가는 과정에서 예상했던 일이지만 축소 폭이 너무 커 사업에 상당부분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세계엑스포측은 이에 따라 개막식과 폐막식 등을 간소하게 치르고 행사일정 및 내용을 재점검하고 있고 올해 예상한 400만명 입장객 수도 대폭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도자기비엔날레는 지난 3회 때는 75억원의 예산을 지원 받았으며 모두 400만명의 입장객을 유치했다.
경기영어마을도 비상이 걸렸다. 수원본부를 파주캠프와 통합하고 원어민 강사 수를 축소하는 한편, 교육비도 연차적으로 인상할 방침이다. 특히 영어교사나 직장인 등 성인 프로그램의 경우 교육비가 대폭 인상될 전망이다. 영어마을은 조직간소화와 교육비 현실화 등으로 적자규모를 내년 100억원대로 줄여나간다는 방침이지만 인상폭이 클 경우 학부모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분단의 현장에서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세계평화축전 역시 규모의 추가 축소가 불가피하다. 경기문화재단은 아직 행사 조정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으나 경기도 관계자는 “명칭과 성격 조정이 불가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측은 “도자기엑스포, 평화축전, 영어마을은 경기도의 간판 문화사업이지만 그렇다고 무한정 예산지원을 해줄 수는 없다”면서 “이번 예산축소를 계기로 자생력을 점차 확보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