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의 영원한 라이벌, CJ와 대상의 먹거리 경쟁에 끝이 없다.
전체 매출로 보면 CJ(지난해 기준 2조4,500억원)가 대상(1조1,600억원)에 2배 이상 크게 앞서있지만, 정작 1대1 대결로 가면 언제나 엎치락 뒤치락 접전의 연속이다.
대상은 1960년대 조미료 ‘미원’ 돌풍을 일으키며, 제일제당(CJ)의 ‘미풍’을 미풍(微風)으로 잠재웠던 회사. 70년대달 제일제당이 다시다로 1위 자리를 탈환하기까지, 10여년동안 2인자 노릇을 한 CJ로서는 대상과의 경쟁이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국내 식품업계 최강을 자처하던 CJ는 최근 대상에 또 다시 일격을 맞았다. 올 상반기 쌈장, 고추장, 된장 등 장류 부문 1위 자리를 모두 대상에게 넘겨준 것. 84년 장류시장에 뛰어든 지 줄곧 1위 자리를 지켜온 해찬들을 인수한 CJ로서는, 또다시 ‘미원의 악몽’을 떠올려야 했다.
다급해진 CJ는 인수합병(M&A)의 승부수를 띄웠다. 지난 해 말 인수해 계열사로 남겨놓았던 해찬들을 최근 본사 식품사업부에 정식 편입, 친정체제를 구축함으로써 ‘타도 대상(청정원)’에 나선 것이다. CJ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막강한 영업망을 총동원한 결과, 8~9월 쌈장 시장점유율에서 드디어 대상을 앞질렀다. CJ관계자는 “해찬들의 인수합병의 효과가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된장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했고 고추장도 대상과의 격차를 크게 줄이고 있어 머지 않아 전세가 역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상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대상은 최근 두산식품BG로부터 종가집 브랜드의 김치ㆍ두부ㆍ콩나물 사업부문을 인수, 단번에 신선식품 업계 강자로 떠올랐다. 종가집 김치는 국내 포장용 김치 1위 브랜드로 가정용 시장62%를 점유하고 있고 두부, 콩나물 역시 된장, 쌈장 등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이번 대상의 종가집 인수는 상당한 파괴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종가집은 CJ가 지난 해 인수를 추진하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어, CJ입장에선 타격이 클 것이라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대상 관계자는 “최근 CJ가 매출에서 앞선 것은 반짝 효과로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종가집 브랜드와 기존 장류의 시너지 효과가 제대로 나타난다면 1위 자리 탈환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CJ와 대상은 이밖에도 ▦건강식품(CJ 뉴트라-대상 웰라이프), ▦식초음료(CJ 미초-대상 홍초), ▦저나트륨소금(CJ 팬솔트-대상 나트륨 1/2솔트) 등 새로 시작하는 사업마다 치열한 경쟁구도를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CJ와 대상 모두 두부, 장류, 김치 등 신선식품에 종합식품회사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보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향후 두 라이벌 회사의 승부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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