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아시아 정상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전북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알 카라마(시리아)와의 200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 홈경기에서 ‘베어벡호’ 멤버인 염기훈(23)의 결승골과 보띠의 쐐기골로 2-0으로 승리, 챔피언 등극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알 카라마는 수비 위주의 전술로 나올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전반 초반 공격적인 경기 운영으로 주도권을 잡았다. 알 오미에르와 알 이브라힘을 최전방에 배치한 3-5-2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선 알 카라마는 미드필드에서 강력한 압박을 가하고 좌우 윙 플레이어 제니트와 일 함위의 측면 돌파로 전북 골문을 위협했다.
제칼로와 왕정현을 투톱으로 세우고 염기훈과 김형범을 좌우 날개에 배치한 4-4-2 전술로 맞선 전북은 경기 초반 미드필드를 장악하지 못해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미드필드에서 전방으로 볼 투입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자 후방에서의 롱패스로 득점 기회를 노렸지만 부정확한 패스 연결로 이렇다 할 기회조차 만들지 못했다.
전북은 후반 들어 공격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 단행한 포메이션 변화가 적중하며 경기 주도권을 되찾고 짜임새 있는 공격을 펼치기 시작했다. 최강희 감독이 보띠와 전광환을 투입하며 제칼로를 원톱으로 내세우고, 보띠와 염기훈, 김형범이 뒤를 받치는 4-2-3-1 포메이션으로 전환한 것이 적중한 것.
후반 10분과 13분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마무리 짓지 못해 2만 여 홈팬의 탄식을 자아낸 전북은 후반 14분 염기훈의 멋진 왼발 슛으로 알 카라마의 골문을 여는 데 성공했다.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정종관이 반대편으로 길게 연결한 볼을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 외곽에서 연결 받은 염기훈이 문전으로 드리블해 들어간 후 침착하게 왼발 슛, 골네트 왼쪽 모서리를 가르는 선제골을 터트린 것.
선제골을 내준 알 카라마의 수비진은 크게 흔들렸고 기세가 오른 전북은 일방적인 공격을 퍼부은 끝에 후반 46분 보띠가 쐐기골을 터트렸다. 오른쪽 페널티에어리어 측면에서 정종관이 올린 땅볼 크로스가 골키퍼 맞고 흐른 것을 골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쇄도하던 보띠가 오른발 슛, 알 카라마 골네트를 흔들었다.
홈 경기를 산뜻하게 장식한 전북은 9일 오전 2시(한국시간) 원정으로 치러지는 결승 2차전을 갖는다. 전북은 2일 시리아로 떠나 일주일간 현지 적응 훈련을 치를 예정이다. 전북은 원정경기에서 두 골 차 미만으로 패해도 K리그 팀으로는 처음으로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다.
전주=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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