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이 최근 개성공단ㆍ금강산관광 사업과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문제 등에 대한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미국대사의 발언에 대해 “우리 국민의 자존심을 훼손하는 일로 한미동맹에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집권당 의장이 주한 외교사절을 정면 비판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김 의장은 1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최근 미국대사의 발언이 일정한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개성공단사업, 금강산관광사업, PSI에 대해 우리는 국가안보와 국민생존 등을 염두에 두고 면밀히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며 “그런데 동맹국인 미국 대사가 이런 문제에 관해 공개적 발언을 통해 우리에게 압력을 가하는 것 아닌가 오해를 자아내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호존중을 통해 미래 지향적이고 건설적인 방향으로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게 모두를 위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장의 언급은 버시바우 대사가 최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PSI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적절한 조치를 바란다”는 식의 공개적 요구를 한 데 대한 불쾌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개성ㆍ금강산 사업이 남북관계에서 갖는 중요성을 이해하지만 핵심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제조에 들어가는 자본의 흐름을 어떻게 차단하느냐는 것”이라는 버시바우 대사의 주장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