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검거된 탈주범 이낙성씨는 역대 두 번째 장기탈주 기록(1년 6개월 24일)을 남겼다. 1997년 1월 탈주해 신출귀몰한 범죄행각을 계속한 신창원씨는 2년 6개월을 버텼다.
이씨는 1986년과 88년 절도와 강도상해 혐의로 수감생활을 했고, 2001년에 강도 혐의로 다시 붙잡혀 징역 3년에 보호감호 7년을 선고받았다. 2004년 1월 청송보호감호소(현 청송3교도소)에서 보호감호를 받기 시작한 그는 1년 3개월 만인 지난해 4월 경북 안동시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달아났다.
그는 탈주 당일 행적말고는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 이 때문에 “강화도에 나타났다”는 헛소문이 돌았고, “이미 죽었다” “중국으로 밀항했다”는 추측도 있었다.
탈주방법은 기막혔지만 도피생활은 궁색했다. 신창원씨가 여러 명의 내연녀 품속에 숨어 130여 차례의 강ㆍ절도를 저지르는 화려한 도피 행각을 한 것과 달리 이씨는 중국음식점에서 일당 3만원을 받고 허드렛일을 해야 했다. “쫓기는 생활이 힘들어 자수하려 했다”고 토로할 정도였다.
더 딱한 일은 이씨 탈주 4개월 후인 지난해 8월 사회보호법 폐지로 청송보호감호소 동기들이 가출소한 것이다. 영화 <광복절 특사> 를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이씨는 이날 “보호감호 7년을 더 살아야 하는 게 불합리하고 견딜 수 없어 탈주했다”고 밝혔지만, 도주죄와 교도관 점퍼를 훔친 절도죄 등으로 최고 징역 9년을 살 처지가 됐다. 광복절>
안동=권정식기자 msyu@hk.co.kr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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