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5차 협상(12월4~8일)이 미국의'깡촌'몬태나주에서 열리는 이유는?
31일 외교통상본부에 따르면 웬디 커틀러 한미FTA 미국측 수석대표는 지난주말 끝난 4차협상 마지막 날 김종훈 한미FTA 한국측 대표에게 5차 협상의 개최지로 미국 서북부에 위치한 몬태나주를 제안했다.
미국 몬태나주는 전체 물 소비량의 97.5%가 가축의 사육에 쓰일 만큼 축산업을 주요산업으로 하는 미국의 대표적인'비프 벨트(beef belt)'로 통한다.
따라서 미국측은'쇠고기의 본거지'에서 협상을 개최함으로써 한국측에 쇠고기 시장을 더 개방하라는 압박의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또 몬태나 주의 외딴 곳인 빅 스카이를 협상장소로 정해 3차 미국 시애틀 협상 때부터 본격화된 한미 양국 노동자ㆍ농민들의 연대시위를 사전에 차단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통상부의 한 관계자는 "몬태나에서 협상이 열리게 되는 배경에는 이 지역 출신 맥스 보커스(민주) 상원의원이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협상유치를 강력히 제안해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보커스 의원은 7년 전부터 미 의회에서 한국과 FTA 협정 체결을 주창해온 미국의 보수 강경파 의원이다. 올 6월 한미FTA토론회에 참석한 그는 "뼈가 붙은 쇠고기와 부산물까지 한국이 전면 개방하지 않는다면 협정을 지지 않을 것"이라고 쇠고기 시장의 개방을 강조했다.
그는 또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분제 하나만으로도 협상 전체가 침몰할 수 있다"며 "워싱턴에선 개성공단 문제를 다룰 여지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5차 협상에서 쇠고기 시장개방 압력 수위를 높이는 것은 물론 개성공단이나 반덤핑 문제에 대해 더욱 완고한 자세를 고집하며 한국측을 거세게 몰아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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