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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삼성 선동열 감독 "10번째 우승 채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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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삼성 선동열 감독 "10번째 우승 채우고 싶다"

입력
2006.10.31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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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오전 대구야구장은 전날 벌인 축제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구장에 들어서자 아직까지 막걸리 냄새가 코를 찔렀고, 그라운드 한쪽에서는 쓰레기를 치우는 손길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삼성 구단은 팀 창단 후 처음으로 대대적인 우승 축제를 열었다. 미국 프로야구에서나 볼 수 있었던 선수들의 카퍼레이드 행렬이 등장했고, 역사의 현장인 대구 구장에서는 밤늦게까지 신명 나는 축제의 한마당이 펼쳐졌다.

# A급타자 2명 영입, 내년에도 정상 도전, '초보' 2연패 원동력? 역시 지키는 야구…1일부터 코나미컵 훈련 "이번엔 우승"

대구 시민과 삼성 팬들에게 이 같은 기쁨을 선사한 주인공은 바로 선동열(43) 삼성 감독이다. 선 감독은 지난 2004년 삼성 수석코치로 당시 김응용 감독(현 삼성 사장)을 1년간 보좌하며 지도자 수업을 쌓은 뒤 이듬해 곧바로 지휘봉을 넘겨 받았다.

선 감독이 처음 사령탑에 올랐을 때만 해도 보수적인 대구ㆍ경북 지역의 정서는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았다. ‘김응용 감독에 이어 왜 또 전라도, 특히 해태 출신이 삼성 감독을 맡느냐’는 여론이 들끓었다. 그러나 이제 그런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선 감독은 ‘스타 출신은 지도자로 성공할 수 없다’는 속설을 깨고 2005년 데뷔 감독으로는 사상 첫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동반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또 올시즌 심정수 진갑용 김한수 임창용 권혁 등 주전 선수들이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이겨내고 2년 연속 싹쓸이 우승에 성공했다. 선 감독은 또 선수 시절 7차례(해태 86~89, 91, 93년ㆍ주니치 드래곤스 99년 센트럴리그 우승)와 지도자로서 2차례 정상에 오르며 10회 우승을 눈앞에 두게 됐다.

초보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2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선 감독의 리더십을 앞세워 삼성은 82년 원년 이후 팀 사상 첫 2연패, 통산 4번째 우승(85년 통합 우승 포함)의 금자탑을 쌓게 됐다.

삼성을 2000년대 최강 팀으로 거듭 나게 한 ‘명장’ 선 감독을 31일 오전 대구 구장에서 단독으로 만나 우승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봤다. 선 감독은 신문, 방송, 잡지 등 각종 매체에서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는 가운데서도 시간을 내 인터뷰에 응했다.

먼저 우승을 축하 드립니다. 축하 술은 좀 드셨나요.

“우승한 날 코치들과 마셨습니다. 계속 연장전을 치르고 몸이 극도로 피곤해서 그런지 술 먹고 꽤 고생했습니다. 오버이트에 설사까지 나서 아주 죽는 줄 알았습니다(웃음)”

어제 카퍼레이드를 하셨는데 기분이 좀 남달랐을 것 같은데요.

“사실 선수 시절 해태와 주니치에서도 해봤습니다. 그런데 감독으로 대구에 와서는 처음이라 색다른 느낌이 들더군요.

처음에 감독이 되실 때 5년간 3번은 우승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사실 3번이 아니라 5번 다 우승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어디 야구가 뜻대로 되나요. 아무튼 내년에 대대적인 물갈이를 통해 1,2번은 더 우승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10번째 우승은 채워야 겠죠”

한국시리즈 기간동안에도 계속 얘기하셨는데 팀 개편 계획은 어떻게 잡고 계십니까.

“사실 세대교체에 성공한 투수들은 크게 걱정을 안 합니다. 문제는 노쇠화 된 타자들입니다. 김한수 양준혁 박종호 등 주전 선수들이 모두 30대 중반입니다. 구단에 벌써 얘기해 놓았지만 트레이드를 통해 기동력과 수비가 좋은 내야수 1명과 외야수 1명을 데려올 계획입니다. 용병은 당초 타자 1명을 데려오려고 했는데 배영수가 오른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게 돼 내년 선발진에 구멍이 나게 됐습니다. 그래서 하리칼라와 브라운 2명 모두 재계약을 할 계획입니다.”

지도자로 변신한 후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입니까.

“2004년 4월이었습니다. 당시 김응용 감독님께 큰 소리는 뻥뻥 쳐놓았는데 첫 달에 8개 팀 중 방어율이 꼴찌였습니다. 또 5월에는 10연패를 당해 팀이 위기에 처했습니다. 다행히 날씨가 더워지면서 투수들이 서서히 올라오더군요. 결국 팀 방어율 1위로 시즌을 마감했습니다. 스프링캠프 때 체력 훈련을 강화하고 투수들에게 3,000개 이상씩 던지게 한 게 효과를 본거죠.”

그 해 현대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에 그쳤는데요.

“김응용 사장님에게 감독 마지막 해에 우승을 안겨드리려고 신경을 무지하게 썼습니다. 그러나 좋은 결과가 안 나와 속도 많이 상했습니다. 모든 결정은 김 사장님이 하셨지만 수석코치로서 책임감이 컸습니다. 9차전까지 3번이나 무승부 혈투를 치르고도 지자 선수들이 그렇게 안 되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감독이 되서 실패는 하지 말자고 굳게 마음 먹었습니다.

9번 우승을 했는데 언제가 가장 기뻤습니까.

"세보지 않아서 잘 몰駭쨉?벌써 그렇게 됐나요. 우승은 할 때마다 좋은 것이지만 선수로서 첫 우승이었던 86년, 일본 주니치 시절이던 99년 그리고 감독으로 첫 우승이었던 2005년 이었습니다. 물론 올해도 어렵게 우승해서 기쁘긴 했죠."

초보 감독으로 2년 연속 우승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어디에 있습니까.

“역시 지키는 야구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삼성이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단기전에서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주저 앉은 이유는 큰 것 한방에 의존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처음 수석코치를 맡았을 때부터 팀 컬러를 탈바꿈하지 않으면 우승은 어렵겠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정규 시즌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한국시리즈와 같은 큰 경기에서는 역시 수비와 투수력이 관건입니다. 그래서 수비가 안 되는 선수는 이름값을 떠나 쓰지 않겠다고 엄포도 많이 놓았습니다. 결국 지난 3년간의 노력이 2회 우승이라는 결실로 나타난 거라 생각합니다.”

일부에서는 선 감독의 야구가 재미 없다는 비판도 있는데 혹시 야구 스타일을 바꾸실 계획은 없습니까.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아직까지 제가 추구하는 야구가 완전히 뿌리를 내렸다고 보지 않습니다. 이번 시리즈에서도 나타났지만 선수들의 작전 수행 능력이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선수들이 감독이 원하는 부분을 완전히 소화할 수 있는 수준에 올라야 합니다. 결국 야구는 1점을 뽑거나 1점을 지키는 겁니다. 야구가 재미 없다는 판단을 번트를 대느냐, 안 대느냐로 단순하게 생각할 건 아닙니다. 오밀조밀한 것도 야구의 재미입니다. 무엇보다 이기는 게 중요합니다.”

이제 코나미컵 얘기를 좀 해보죠.

“사실 한국시리즈가 가장 늦게 끝나는 바람에 일본 니혼햄이나 대만 라뉴 베어스에 대한 전력분석을 거의 못했습니다. 내일(1일)부터 당장 훈련에 들어갑니다. 3일 훈련 후 하루 휴식을 취하고 이틀 훈련하고 일본으로 건너갑니다. 배영수가 팔꿈치 수술로 아예 못 가는 바람에 전력이 작년 보다 좋지는 않지만 이번에는 꼭 우승을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대구=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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