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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문인 단체에 거는 착잡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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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문인 단체에 거는 착잡한 기대

입력
2006.10.31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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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문학인 단체의 결성을 보는 마음이 착잡하다. 문인 100여 명은 10월 30일 금강산에서 '6ㆍ15 민족문학인협회'를 출범시켰다. 분단 60년 만에 처음 발족된 남북한 민간인 조직이다.

이 협회는 남북 문인을 대상으로 '6ㆍ15 통일문학상'을 제정하고, '통일문학' 발행 등을 결의했다. 그러나 기쁨과 기대에 앞서 마음이 착잡한 것은 단체결성 시기가 북의 핵실험 직후이기 때문이다.

협회의 이름대로 남북은 2000년 6ㆍ15 남북공동선언 이래 문화ㆍ경제ㆍ정치 등의 분야에서 교류를 확대해 왔다. 교류가 축적되면 신뢰가 쌓이고, 남북관계도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북의 핵실험은 교류의 미약한 성과마저 무색하게 만들었다. 남쪽 문인들이 금강산으로 떠나기 전 "반전반핵은 작가들의 오랜 슬로건이었다. 북은 추가 핵실험을 자제하고 6자회담에 즉시 복귀하라"는 의견서를 낸 것은 타당한 처사였다.

남북 문인들은 '금강산 문학의 밤'과 연회 등을 통해 친교를 다졌다. 문인들의 만남과 친교는 정치적 어려움이 있어도 대화와 소통의 고리가 완전히 단절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해준다.

남북 문인들의 축사대로, 협회 출범은 6ㆍ15 공동선언 실천의 큰 발걸음이 되었으면 한다. 분단문학 역사의 획기적 전환점이 되어, 겨레말의 아름다움과 평화를 향한 민족정서를 노래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 협회가 통일의 희망을 안겨 주고, 6ㆍ15 시대정신과 민족의식이 흐르는 통일문학을 창작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다양성이 보장되는 남과 달리, 북에서는 문화와 정치의 독자성이 유지되지 못한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 북 문학이 정치사회를 비판도 하고 새로운 미래상을 제시하기보다, 체제나 정치 선전에 자주 이용돼 왔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협회 결성이 큰 성과로 이어질 것인지 낙관하기 어렵다.

또한 예상되는 북의 정치 선전적 요소를 걸러내고, 남북이 공감할 수 있는 평화통일의 정서적 바탕을 마련해야 한다. 이 점이 앞으로 큰 숙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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