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농민단체의 결사반대 집회, 배추 등의 무절제한 수입, 폐광지역의 중금속 오염소식 등은 우리 농업의 현실을 더욱 암울하게 한다. 국산농산물이 훨씬 싼 수입농산물과의 경쟁에서 이겨낼 수 있고, 자생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자문하게 된다.
얼마 전 충북대에서 개최된 전국친환경인증기관협의회 창립총회에서 한 가닥의 희망적인 메시지를 찾았다. 재배여건 및 과잉생산으로 제값을 받지 못하는 구조적인 한계, 공산품과 달리 비탄력적인 수요공급, 높은 생산비 등 불리한 여건에서 값싼 외국농산물과 경쟁해서 살아 남으려면 친환경적인 농업만이 해결책이라는 내용이었다.
최근 식품안전과 건강에 대한 관심과 함께 친환경농산물의 생산과 소비가 급증했다. 인증 농가는 2005년 기준 5만3,000여호, 생산량은 79만8,000여톤으로 매년 40~80%씩 급신장했고, 시장규모도 2000년 1,500억원에서 2005년 8,000억원 규모로, 2007년에는 1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웰빙 농산물은 늘 국민과 언론의 관심 대상이다. '가짜 친환경농산물 범람''친환경농산물 비싸고 부실관리'등의 기사는 시중에 유통중인 친환경농산물을 과연 믿어도 되는지, 가짜는 아닌지 등 의문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친환경농업의 실천과 농업인이 가야 할 길이 험난함을 예고하는 듯하다. 그러나 친환경농산물은 어려운 재배과정을 거쳐 식탁에 오르기까지 총체적 관리로 생산된 종합예술품이자 도시와 농촌의 상생산업이며 지켜 나가야 할 산업임은 자명하다.
친환경농업 육성을 위해 몇 가지 제안하고 싶다. 첫째는 전문인증기관이 육성되어야 한다. 흙살림, 전남대 등 31개 전문인증기관이 있지만 아직 전문성 있는 인증기관이 부족하므로 산학을 연계한 농업계 대학 등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된다.
둘째로 인증업무의 민간위탁이 적극 추진되어야 한다. 2005년 인증 농가수는 5만3,000여호이며 이중에 농산물품질관리원이 82%를 관리한다. 현 인증시스템으로는 인증 활성화가 어렵고 국제화도 힘들다. 국제 수준의 경쟁력 확보는 민간위탁이 최선이다.
셋째로 운영수지 개선을 위해 인증수수료가 현실화되어야 한다. 인증수수료(3만원)를 외국수준으로 현실화하여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넷째는 전문성을 높인 국제수준의 인증기관 육성이 시급하다. 끝으로 친환경농산물의 경쟁력은 믿을 수 있고, 안전하고, 구입가격이 적정한데서 나온다.
농민의 올바른 친환경농법 실천, 유통업자의 양심적인 판매, 소비자의 적극적인 우리농산물 구매 등 삼박자가 어우러져야 우리 농업이 업그레이드되고 경쟁력도 갖춰진다.
오상균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북지원 괴산출장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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