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이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100억 달러 규모의 철도현대화 프로젝트 수주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따내면 국내기업의 해외건설 수주(단일공사 기준)로는 사상 최대규모가 된다.
31일 산업자원부와 외교통상부 포스코건설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정부는 최근 350억 달러 규모의 자국 철도 현대화 계획과 관련, 중국기업에 이어 포스코 건설의 참여를 사실상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나이지리아 정부는 세부이견 사항을 막바지 조율한 뒤, 내주 올루세군 오바산조 나이지리아 대통령 방한에 맞춰 공식발표할 예정이다. 또 양국 관계부처 장관들이 이에 대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할 계획이다.
포스코건설이 수주에 최종 성공할 경우, 나이지리아 서부 해안의 유전도시인 포트 하코트에서 수도 아부자를 거쳐 동부도시 마이두그리까지 이어지는 장장 1,500㎞구간(100억 달러 이상)공사를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착수할 수 있게 된다.
100억 달러 수주기록은 1983년부터 현재 4단계까지 이어지고 있는 리비아의 대수로 공사 가운데 2단계(64억 달러)보다 큰 규모로, 단일 공사로는 국내기업의 해외 수주 사상 가장 큰 프로젝트가 된다.
지난해 나이지리아 정부는 영국 식민지시절 건설된 뒤 유지ㆍ보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사실상 흔적만 남아 있는 전국의 3,500㎞ 구간의 철도를 25년에 걸쳐 정상화겠다는 구상을 내놓았고, 포스코 건설측에 참여를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9월부터 현지조사를 통해 "지역 균등만을 고려해 철도를 길게만 놓을 것이 아니라 한국의 경부선처럼 중심 간선축을 우선 완성해야 경제성이 뛰어나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나이지리아측은 이 같은 제의에 무릎을 쳤고, 교통부 장관일행이 한국을 직접 찾아 경부고속철도(KTX)까지 시승했다.
하지만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이 4월 나이지리아를 방문, 10억 달러의 철도건설 차관을 비롯해 총 30억 달러의 차관을 연 3%내의 저리로 나이지리아측에 제공하겠다고 밝히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중국은 자국 건설회사(CCECC)가 철도공사를 맞는 조건으로 거액의 차관을 주면서, 나이지리아 최대 도시인 라고스에서 행정수도 아부자를 거쳐 북부도시 카누로 이어지는 1,300㎞ 구간(83억 달러상당)를 따낸 것이다.
남은 것은 유전도시 포트 하코트에서 아부자를 거쳐 북부도시 마이두구리로 이어지는 1,500㎞ 의 동부 간선축(100억 달러 규모) 건설공사. 포스코건설은 고민 끝에 생산 유전과 철도를 연계시키는 전략을 짰다. 나이지리아측이 생산유전 광구를 할인된 가격으로 내주면, 국내은행들이 이를 담보로 10억 달러의 자금을 제공하면서 광구유전의 일정지분을 받게 되고, 포스코건설은 철도건설을, 석유공사는 유전생산을 각각 맡는 방식이다.
현재 나이지리아측이 제공할 유전이 매장량이 확인된 유전이냐, 기름이 쏟아지는 생산유전이냐를 놓고 한국과 나이지리아 정부간 막판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협상 타결은 기정 사실화된 분위기이다.
아부자(나이지리아)=박진용기자 hub@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