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을 한국전 방식으로 마무리해야 한다.’
미국 시사주간 뉴스위크는 최신호(11월6일자)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한국전을 휴전으로 이끈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을 본받아 이라크전을 마무리하라고 충고했다.
이 주간지 편집장인 파리드 자카리아는 ‘이라크 다시 생각하기:나아갈 길’이라는 제목의 칼럼기사에서 미국이 이라크에서 완전히 패배하지 않기 위해서는 한국전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한국전이 치열하던 1952년 해리 트루먼 당시 대통령은 한국전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전황은 패배하는 것도 아니고 승리하는 것도 아닌 상태였다. 5만명이 넘는 미군이 사망했고, 천문학적인 전쟁비용이 투입됐다. 한국전이 지지부진하자 미국민의 3분의 2는 전쟁 지속에 반대했다.
트루먼 대통령은 51년 7월부터 시작된 휴전협상에서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미국측 협상 대표들은 마지못해 협상에 임하고 있었다. 야당인 공화당은 민주당 정부가 공산주의자들에게 미온적이라고 비난에만 열을 올렸다.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완전한 승리를 이끌어내지 못한 채 5만명의 미군이 전사한 것을 어떻게 정당화할 수 있느냐고 질책했다. 이승만 대통령을 비롯한 많은 한국인들은 통일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민주당 트루먼 대통령의 뒤를 이은 공화당의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전임자의 방식과는 달리 북한군에 대한 공세를 멈추고 북한ㆍ중국에 중요한 양보를 한 뒤 53년 7월27일 휴전에 합의했다. 미국인들에게 한국전은 패배도 아니고 그렇다고 승리한 것도 아니다. 3년간의 전쟁으로 400만명이 숨졌지만 한반도는 여전히 분단국으로 남아 있다.
현재의 이라크 사태가 자칫 최악으로 치달을 경우 대규모 유혈사태, 정치적 분열, 대량 난민 발생 등이 우려된다.
따라서 이라크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최선책은 한국전을 끝낸 방식을 따르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기대를 접고 이라크 현실을 그대로 직시해야 한다.
미국은 14만4,000명의 병력을 파병하고 매년 900억달러의 비용을 쓰고 있지만 이라크에서 패배하고 있다. 특히 10월에만 미군 전사자가 100명에 달해 지난해 1월 이후 월간 최대를 기록했다. 게다가 수니_시아파간 종파 갈등으로 36만5,000여명이 피난을 떠났다.
따라서 미국은 이라크인의 반감을 줄이기 위해 미군 병력을 감축하고 부대를 재배치해야 한다고 뉴스위크는 제안했다.
한편 미국 중간선거에서 이라크 전쟁이 핵심쟁점이 되고 있는 가운데 스티븐 해들리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30일 바그다드를 깜짝 방문해 미국의 이라크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됐다. 이라크 정부는 “해들리 보좌관이 지난 주 양국 정상이 합의한 ‘미ㆍ이라크 관계 공동위원회’설립에 관한 후속조치를 논의했다”고 밝혀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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