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 만남은 겨레의 마음 속에 통일의 희망과 신심을 안겨줄 통일문학 창조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한 역사적 사변입니다.”(정덕기 6ㆍ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부위원장) “협회의 출범은 6ㆍ15공동선언의 실천에 있어 또 하나의 큰 발걸음으로 기록될 것입니다.”(김상근 6ㆍ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공동대표)
남한과 북한의 문인이 함께 참여하는 단일 문학인 조직이 분단 60년 만에 처음으로 결성됐다. 남북 문인 100여명은 30일 오후 금강산에서 만나 ‘6ㆍ15 민족문학인협회’를 공식 출범시켰다. ‘6ㆍ15 공동선언을 지지하고 남북ㆍ해외 문학인을 망라하는 전 민족적 문학단체’로 모임 성격을 규정한 협회는 이날 공동회장단을 선출하고, 남북 문인들을 대상으로 시상하는 ‘6ㆍ15 통일문학상’ 제정과 협회 기관지 ‘통일문학’ 발행 등을 결의했다. 민족문화 전통과 민족어의 우수성을 지켜내기 위한 문학활동을 벌여나가는 것 등을 포함한 총 4개조, 13개항의 협회 규약도 발표했다.
광복 후 60년 만에 첫 공동단체를 결성했다는 역사적 의미 때문인지 시종 긴장된 분위기에서 진행된 이날 행사는 남북측 문인 각 8명으로 협회를 이끌어갈 공동회장단을 구성했다. 남측 회장단은 회장 염무웅(평론가), 부회장 신세훈(시인) 정희성(시인), 집행위원 도종환(시인) 김재용(평론가) 이문재(시인) 정도상(소설가) 한분순(시인)씨 등이며, 북측 회장단은 회장 김덕철(소설가)씨를 비롯해 남대현(소설가) 장혜명(시인) 최길상(평론가) 박철(시인) 황원철(소설가) 허일용(수필가) 주종선(수필가)씨 등으로 구성됐다.
협회는 기관지 ‘통일문학’ 등을 통해 남과 북의 문학을 서로 알리는 사업을 추진하고, 공동 취재 및 집필 등 본격적인 교류 사업도 펴나갈 방침이다.
이날 결성식에 남쪽 문인으로는 도종환, 나희덕, 박범신, 장석남, 황인숙, 윤정모, 은희경, 이문재, 정양, 최인석, 송기숙씨 등 50여명이, 북한에서는 정기종, 김우경, 김철, 리준길씨 등 30여명이 참가했다. 염무웅 공동회장은 연회 연설에서 “이번 출범은 분단 문학의 역사에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이제 민족문학이라는 이름으로 겨레말의 아름다움을 가다듬어 세계인의 가슴을 울리는 평화의 시를 노래하게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남북 문인들은 30여분간에 걸친 결성식을 마친 뒤 양측 문인들이 번갈아가며 시와 산문을 낭송하는 ‘금강산 문학의 밤’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연회 등의 행사를 이어나갔다. 29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진행된 행사는 31일 남북 작가들의 삼일포 산책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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