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 실험 이후 불확실성이 커진 국내 증시가 11월에는 상승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
대다수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기업 실적 개선과 연말 효과에 힘입어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에서는 대형 악재 출현 이후 주가지수가 오히려 큰 폭으로 뛰었던 점을 들어 ‘용수철 랠리’를 전망하기도 했다.
증시 전문가들이 11월 증시를 낙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북한의 핵 실험 직후에도 코스피지수가 1,300선을 지켜냈다는 점이다. 신영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증시는 강한 악재를 통해 저점을 확인한 뒤에 추세가 결정되는 경향이 있다”며 “코스피 지수는 과거에도 외환위기나 9ㆍ11테러, 이라크전쟁, 중국의 긴축 등 대형악재가 터져 나온 후 바닥을 확인하고 본격적인 상승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북핵 사태 이후 경기전망의 불투명성이 높아지면서 정부가 부양책을 쓸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도 이 같은 전망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원은 “정부가 새삼스레 국민총소득(GNI) 부진을 거론하고 나선 것은 확장정책으로 선회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일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가 재정지출 확대 또는 소득세 한시적 인하 등의 카드를 꺼낼 경우 증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ㆍ외 기업의 실적이 시장의 예상을 웃돌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지난 주까지 발표된 주요기업의 실적을 살펴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KT&G 대림산업 기업은행 등 상당수 기업의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을 웃돌았다. 미국도 20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 중 70%가 시장의 기대를 상회했다.
대우증권 김성주 투자전략팀장은 “북핵 사태의 추이에 따라 증시가 추가적인 충격을 받을 수 있겠지만, 긴장의 강도는 시간이 갈수록 느슨해질 것”이라며 “따라서 주식시장이 양호한 기업실적 등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속도도 점차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의 지속적인 매도와 사상 최대규모에 이른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 잔고는 시장에 부담이다. 또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온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복병이다.
한양증권 김연오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도가 당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증시로의 자금 유입도 감소하고 있어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져 나올 경우 뚜렷한 매수주체가 없는 증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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