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의 경기동향을 나타내는 경기선행지수가 8개월 만에 깜짝 상승했다. 9월 중 산업생산과 민간소비 등 실물지표도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호조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 같은 '반짝 경기'는 지난해 9월이었던 추석이 올해에는 10월로 바뀐 영향 등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해 지난 1월 이후 8개월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9월 산업생산지수도 전월보다 2.9% 상승하고,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16.3%나 증가했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로는 2월(20.6%) 이후 최고치다. 또 현재의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보다 0.4포인트 높아져,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본격적인 경기하강 국면에 접어들어 불황의 골이 깊어지지 않을까 우려했던 목소리가 높은 상황에서 언뜻 달콤해 보이는 지표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장밋빛으로 보기는 어렵다.
우선 선행지수는 구인구직비율이나 소비자기대지수는 감소했지만 일시적인 건설 수주가 급증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9월 건설 수주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무려 94.1%나 늘었다.
특히 건축부문의 수주는 129.9%나 상승했으며, 그 중에서도 주택은 160.7%나 늘었다. 재개발조합 설립 전에 시공사를 선정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가 8월 25일부터 시행되면서 제도 시행에 앞서 서둘러 시공사를 선정한 경우가 많았고, 이 때문에 9월 들어 수주도 급증했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전년 동월대비 산업생산 지표들도 지난해 9월이었던 추석이 올해는 10월로 이동한 데 따라 일시적으로 크게 상승했다. 업종별 지난해 동월 대비 생산증가율을 보면 반도체는 28.1%, 자동차가 53.2%, 기계장비는 15.5%, 기타운송장비는 35.2%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소비재 판매액지수도 지난달과 비교해서는 1.0% 감소했으나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4.2% 증가했다.
최인근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조업일수를 감안하면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기 보다는 이전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10월 실물지표는 북한 핵개발 사태와 추석의 영향으로 크게 하강할 가능성이 높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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