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경기 양주시의 고층아파트 7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일가족 4명이 불길을 피해 뛰어내렸으나 3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소방차 3대가 늦지 않게 현장에 도착했으나 고가사다리는 물론 에어 매트리스 등 인명 구조장비가 없어 우왕좌왕하는 사이, 불길에 쫓긴 그들은 아래로 몸을 던져야 했다. 안타까움과 충격이 크다.
고층아파트는 우후죽순처럼 늘고 있으나 소방시설은 얼마나 열악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이 지역은 수도권 개발 붐을 타고 15층짜리 고층아파트가 몰려 있었으나 소방시설 및 관할시스템은 이전의 상황에서 변함이 없었다.
출동한 소방파출소가 장비를 총동원했으나 눈 앞에서 위태로운 사람을 보면서도 생명을 구할 수 없었으니 어이가 없는 일이다. “파출소 단위의 장비로는 역부족이었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앞으로 이 지역에 소방서 신설을 추진하겠다”는 당국자의 말에서 거꾸로 된 난개발의 현실이 섬?하게 다가온다.
뿐만 아니라 옥상으로 대피하던 8~15층 주민들은 비상통로에 각종 물건이 쌓여 있어 어려움을 겪었고, 일부는 연기에 질식되기도 했다니 더 큰 인명피해가 나지 않은 것만 오히려 다행으로 여겨야 할 정도다.
전국적으로 공동주택에 스프링클러와 경보장치 등 방화시설이 완비돼 있는 곳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고층 아파트가 경보장치 미비, 진압장비 부족, 비상통로 폐쇄 등으로 대형화재에 방치돼 있음은 사고 때마다 지적되고 있다.
이번 사건의 경우 아파트단지는 마구 들어서는데 지역 소방서와 소방파출소는 달라진 게 거의 없어 ‘원천적 역부족 상황’이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소방시스템과 장비ㆍ인력은 개발과 인구 집중에 앞서 갖춰야 하는데도 사후에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것이다. 수도권 도처에 뉴 타운이 형성되고 동네마다 고층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서 공공주택 거주자가 전국민의 절반을 넘었다. 새로 개발되는 지역은 물론 이미 들어선 고층아파트단지 등에 대한 점검과 개선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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