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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이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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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이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간 까닭은?

입력
2006.10.29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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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사상 처음 빵을 감식한다. 한 소비자가 빵에서 돌이 나왔다고 주장하면서 생긴 유명 빵 회사와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 이다.

초등학교 특기교육 교사인 A(38ㆍ여)씨는 지난달 13일 밤 서울 강남구 수서역 인근 P사 직영점에서 3,000원을 주고 빵을 샀다. A씨는 “빵을 먹다 딱딱한 것이 씹혀 꺼내보니 돌이었다”며 “돌 때문에 이를 다쳤다”고 주장했다. A씨의 항의를 받은 주인과 직원은 문제의 빵이 본사에서 만든 것이라며 “조사에 필요하니 빵을 달라”고 했고 A씨는 이에 응했다. A씨는 하지만 이들의 태도가 뭔가 꺼림칙하다고 생각해 “빵을 돌려 달라” 했고 이를 거부하는 주인과 실랑이한 끝에 빵을 가지고 나왔다.

빵의 유전(流轉)은 이 때부터 시작이었다. 이튿날 A씨는 경찰서를 찾아가 수사를 요청했다. 경찰은 하지만 “빵집 및 본사와 피해 보상을 협의하고, 합의가 안되면 빵을 가지고 오라”며 돌려보냈다.

A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달 20일 A씨는 빵을 한국소비자보호원으로 가져갔고, 소보원은 증거 확보 차원에서 빵을 냉장고에 보관했다.

A씨는 이어 서울 강남구 보건소에 찾아가 민원을 접수했으나 보건소는 “본사가 만든 빵이니 본사 소재지인 경기 성남시 위생과로 문의하라”고 했다. 성남시 위생과는 그러나 “빵집이 본사 재료로 직접 빵을 만들었다”며 “강남구 보건소로 가라”고 했다. 경찰도 “수사할 사안이 아니다”며 퇴짜를 놓았다.

그 사이 빵집 주인은 “피해 보상을 노리고 돌을 넣었을 수 있다”는 내용증명을 A씨에게 보냈다.

A씨는 결국 지난달 25일 빵집 주인 등을 소비자권리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의 수사 지시를 받은 경찰의 요청에 따라 A씨는 14일 소보원에 있던 빵을 되찾아 서울 수서경찰서로 가져갔다. 보름 만에 햇빛을 본 빵은 경찰 냉장고에 2주일 가까이 머물다 27일 국과수로 향했다.

A씨는“국과수가 진실을 가려 줘 소비자를 범죄인 취급하는 빵집과 본사 그리고 무성의한 일 처리로 일관한 관련 당국에 경종을 울리고 싶다”고 말했다.

빵을 받은 국과수는 그러나 난감해 하고 있다. 식품정보실 관계자는 “봉지를 뜯은 지 1개월 이상 지나 제대로 감식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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