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 이근홍(14ㆍ중2) 군은 내년이면 부산 한국과학영재학교에 입학한다. 조기입학이다.
2개월 전 전국의 내로라하는 2,874명의 영재급 학생들과 겨뤄 2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144명의 최종 합격자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 군 가족은 결과를 놓고 “지난 3년 간의 영재교육원 생활 도움이 컸다”고 ‘비결’을 공개했다.
이 군이 영재교육원과 인연을 맺은 것은 서울 마포구 염리초등학교 6학년에 올라가던 무렵이었다. 당시 담임 교사는 “수학에 매우 소질이 있다”며 이 군 부모에게 “영재교육원을 다녀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권했다. 처음에는 그저 ‘성적이 우수한 아이에게 공부 좀 더 시키나 보다’했던 생각은 점점 바뀌어 갔다.
숭문중에 재학중인 이 군은 최근까지 영재교육원 협력학교인 옆 동네 성서중(마포구 성산동)에 다니며 수학 영재교육을 받았다. 일주일에 한 번, 3시간 씩 받는 수업 방식은 독특했고 창의력을 요구하는 프로그램이 많았다. 예를 들면 조별로 이쑤시개를 이용해 다리를 만들고, 위에 벽돌을 올려 놓아 가장 많은 하중을 견디는 다리를 만든 조가 높은 점수를 받는 식이었다.
대학에서 재료공학을 공부하고 싶어하는 이 군은 내년 입학에 벌써부터 마음이 들떠 있다. 한국과학영재학교에서는 실력과 관심이 비슷한 친구들과 하루 종일 함께 생활하며 자기가 좋아하는 공부에 매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군은 유독 좋아하는 분야(수학 물리 화학)가 있고 집중을 잘 한다는 특징이 있을 뿐 또래 아이들과 다를 바 없다는 게 가족들의 설명이다. 이 군 어머니 조지원(43)씨는 “근홍이가 초등학교 1학년 때 자동차 전시장을 갔는데 차 외형이나 디자인엔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엔진 등 부품에 호기심을 보여 놀란 적이 있다” 며 에피소드를 전했다.
박원기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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