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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核 이전 방지 '새 그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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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核 이전 방지 '새 그물망'

입력
2006.10.29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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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구상(PSI)에 이어 북한 및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핵 물질 이전을 겨냥하면서 테러단체의 핵 물질 확보를 차단하는 ‘핵 테러 방지 구상(GICNT)’이 출범한다.

로버트 조지프 미국 국무부 군축ㆍ비확산 담당 차관과 세르게이 키슬야크 러시아 외무차관은 30, 31일 모로코 수도 라바트에서 10개국 대표들과 회동, 핵 테러를 격퇴하기 위한 글로벌 구상에 관한 제도와 규범을 마련한다.

이 구상에는 미국과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등 5대 핵무기 보유국에다 일본, 호주, 캐나다, 독일, 이탈리아, 카자흐스탄, 터키를 합쳐 모두 12개국이 참여한다. 한국은 참여하지 않는다.

미국은 우선 이 구상의 목적을 알 카에다 등 비국가 조직이나 테러단체들이 핵 물질을 입수하는 것을 막기 위한 역량을 구축하는데 두고 있다. 9ㆍ11 이후 핵 물질 입수를 꾸준히 추진해온 테러단체의 움직임을 차단하기 위한 공급가능 국가들의 방어 그물망인 것이다.

이 구상은 기존 핵무기나 민간 핵 시설 보유 국가들의 핵 물질 안전 관리 확보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핵 물질 관리가 취약한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이 이번 구상에 참여하고 5대 핵 강국을 중심으로 조직이 짜여진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구상은 이를 위해 방사능 및 핵 물질의 보호와 확인, 안전규칙을 한층 효과적으로 마련하고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에 취약한 민간 핵 시설들에 대한 보호장치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핵 테러 방지 구상은 2003년 발족해 60개국이 직ㆍ간접으로 참가하는 PSI와 유기적으로 맞물려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PSI가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의 확산 차단을 위해 정보를 공유하고 필요한 경우 해상검색 등 가입국들의 합동작전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핵 테러 방지 구상의 그물망에 포착된 정보가 PSI를 통해 실행에 옮겨지는 수순도 상정할 수 있다. 하지만 러시아와 중국이 참가한다는 점에서 핵 테러 방지 구상이 곧바로 PSI 수준으로 쉽게 진행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이 구상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올 7월 5일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강행 후 같은 달 중순 러시아의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정상회담 때 원칙적인 합의를 이룸에 따라 본격화됐다. 북한과 이란에 대한 불신이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미국은 북한과 이란을 압박하는 새로운 그물망으로 염두에 두고 있을 공산이 큰 것이다.

한편 미국과 영국 바레인 등 6개국은 한국 등 25개국 참관단이 지켜보는 가운데 30일부터 이틀간 바레인 앞 걸프해역에서 PSI 해상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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