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청소년 10명 중 평균 7명은 최근 1년간 학교에서 3시간 미만의 성교육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성교육 시간이 적은 학생일수록 음란물을 접해본 경험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일보 기획취재팀과 국회 교육위 김교흥(열린우리당) 의원실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4일까지 전국 16개 시ㆍ도의 33개 초ㆍ중ㆍ고생 1,228명을 대상으로 학교 성교육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근 1년 동안 ‘1~3시간의 성교육을 받았다’는 답변이 50.1%였다. 특히 15.1%는 ‘성교육 경험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권장하는 성교육 기준은 연간 10시간이다. 반면 일본은 정규 보건과목을 통해 연간 70시간 이상, 미국 일리노이주는 연간 80시간 이상 성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
성교육 내용에 대한 불만도 상당했다. 현재의 학교 성교육에 대한 평가에서 응답자의 66.2%는 ‘그저 그렇다’고 답했고, ‘성교육 내용이 현실과 거리가 멀다’는 의견도 14.5%에 달했다. 전체 학생의 80.7%가 현행 학교 성교육에 불만을 나타낸 셈이다.
성인용 음란물을 접해본 비율은 초등학생의 17.9%, 중학생의 52.7%, 고교생의 84.0% 등 전체적으로 50.5%에 달했다. 성인용 음란물을 접한 경로는 인터넷이 53.7%로 압도적이었고, 이어 친구(23.1%) 케이블TV(14.9%) 비디오(2.4%) 등의 순이었다. 최근 1년간 성교육을 받지 않은 학생들의 음란물 경험 비율은 66.8%로 성교육을 받은 학생들(47.8%)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청소년들은 성지식을 습득하는 경로로 학교 선생님(48.9%)을 가장 많이 꼽아 여전히 학교 성교육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친구(21.5%) 인터넷(14.1%) 부모님(7.8%) 책(3.2%) 형제ㆍ자매(1.9%) 등이 뒤를 이었다.
성문제 상담소 ‘푸른아우성’의 이경희씨는 “최근 인터넷 케이블TV 등 성을 상업화하는 매체들이 급증하면서 청소년들의 성적 성숙도가 학교 성교육과 엄청난 괴리를 보이고 있다”며 “성을 감추려고만 하지 말고 솔직히 접근해야 성교육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획취재팀= 송영웅기자 new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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