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주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과 탈레반간 전투가 다시 격렬해지면서 아프가니스탄 사태가 혼미해지고 있다.
게다가 나토군의 탈레반 반군 폭격과정에서 민간인 사망자가 늘어난데다 나토군 소속 독일 병사들의 시신모독사건까지 발생해 나토군의 도덕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나토군은 28일 “150여명의 (탈레반) 반군들이 나토군과 아프간 정부군이 주둔 중인 우르즈간 지역의 타린 코우트 북부기지를 공격했으며 이를 격퇴하는 과정에서 반군 55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나토군은 “헬기와 전폭기의 지원을 받아 반군을 사살했으며 아프간 정부군 1명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또 29일에는 반군이 길가에 매설해놓은 폭탄이 터져 나토군 병사 한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했다.
앞서 나토군은 26일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 지역의 탈레반 반군을 겨냥한 공습에서 발생한 민간인 피해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제임스 존스 나토군 최고사령관은 28일 “밤인데다 안개까지 겹쳐 실수가 있었다”며 “결과적으로 민간인 피해가 발생한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반군들이 민간인들을 인간방패로 이용하고 있으며 격렬한 전투현장에서 반군과 민간인들을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해 책임을 반군 탓으로 돌렸다. 나토군은 공습으로 인한 희생자수는 모두 70여명이며 그 중 민간인은 12명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현지 주민들은 이슬람 축제인 ‘에이드’ 이틀째에 감행된 이번 야간 공습으로 60~85명의 민간인들이 숨졌고 사망자 중 반군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국제적십자사와 인권단체들도 나토군의 무차별 공습이 민간인의 죽음을 불렀다고 비난하며 민간인 피해를 막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하비르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철저한 진상조사를 지시하며 조사팀을 칸다하르 지역에 급파했다.
한편 독일 대중지인 빌트가 나토군 소속 독일 병사들이 해골을 갖고 장난치는 시신 모독 사진을 또 다시 공개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빌트는 28일자에 뼈를 주워 땅바닥에 사람 모습으로 맞춘 뒤 두개골을 향해 권총을 겨누고 있는 병사의 사진 등 시신모독 관련사진 3장을 게재했다.
이들 사진은 2003년 말과 2004년 초 사이에 찍은 것이며 당초 예상보다 많은 병사가 이번 스캔들에 연루됐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빌트는 25일에도 4명의 독일군이 주둔지에서 해골을 갖고 장난치는 사진을 게재한 바 있다.
독일 정부는 파문확산을 막기위해 문제의 사진 속 병사 2명을 정직 처분했으며, 9명의 용의자를 조사하고 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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