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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7층 불… 투신 일가족 3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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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7층 불… 투신 일가족 3명 사망

입력
2006.10.29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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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 일가족 4명이 화염을 견디지 못하고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에 뛰어 내려 3명이 숨졌다. 일대가 3,500세대가 들어선 대규모 아파트 단지임에도 인근 소방서에 고가사다리를 갖춘 소방차가 없었던 데다 아파트 내부에 스프링클러도 설치되지 않아 피해가 컸다.

28일 오전 4시24분께 경기 양주시 백석읍 복지리 K아파트 7층 조모(36)씨의 집이 불길로 휩싸였다. 현관 옆 작은방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불은 순식간에 거실과 주방 등을 태웠고, 안방에 모여있던 조씨 일가족 4명은 베란다로 피신했다.

지역 주민에 따르면 오전 4시부터 갑자기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치솟았으며 베란다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가족들이 차례로 뛰어내렸다. 맨 처음 조씨가 뛰어내렸고, 이어 부인 이모(30)씨가 생후 2개월 된 딸을 이불로 겹겹이 싸서 던졌다. 곧 이씨와 조씨의 어머니 한모(55)씨도 나란히 투신했다. 한씨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은 그 자리에서 숨졌다.

신고접수 8분 뒤인 32분과 35분에 각각 의정부소방서 관할 백석파견소의 소방용 펌프차량 1대와 광적 소방파출소에서 펌프차량과 탱크차량, 구급차 등 3대가 출동했으나 역부족이었다.

또한 이곳에서 15㎞ 떨어진 의정부소방서에서 고가사다리와 에어매트 등 인명구조에 필요한 장비가 신고 접수 23분 후인 4시47분에 도착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이날 불은 아파트 내부 33평을 모두 태운 뒤 1시만 만인 오전5시21분께 진화됐다.

주민들은 “사다리차가 조금만 일찍 도착했어도 일가족을 살릴 수 있었다”며 부실한 소방대 시설을 지적했다. 가족들이 20분 가까이 베란다에서 살려달라며 버텼는데도 사다리차가 오지않아 발만 동동 구르다 뛰어내렸다는 것이다.

양주시는 최근 잇단 개발로 인구가 16만 명으로 급증했지만 소방서가 없는데다 그나마 있는 소방파출소(4곳)와 파견소(3곳)에는 인명구조용 사다리차와 굴절사다리차가 한대도 없는 실정이다. 사고가 발생한 백석읍 일대에는 현재 3,583세대가 최소 12층 이상의 고층 아파트에 살고 있다. 사고가 난 아파트는 15층 규모로 2004년 지어졌으며 화재진압을 위한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다.

의정부소방서 관계자는 “백석파견소의 소방차량이 출동하기 전에 일가족이 투신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인근 파출소와 파견소에 사다리차가 구비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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