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과 검찰은 고정간첩 장민호(44)씨가 구속된 386운동권 출신 4명외에도 다른 386 출신 인사들을 친북조직 ‘일심회’에 끌어들인 정황을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공안당국은 압수한 장씨의 USB 저장장치 등에서 이런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관계자는 29일 “복원된 장씨의 문건 내용은 충격적”이라며 “여기에는 구속된 4명이 추가로 포섭한 인물들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공안당국은 북한이 일심회에 야당 대선후보와 관련된 지령을 내린 사실도 밝혀내 북측이 한국정치에 개입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공안당국은 특히 일심회가 작성한 문건 가운데 ‘2002년 1~10월 환경문제로 시민단체를 반미투쟁에 끌어들이는 방안’이 포함된 사실을 파악했다. 이 사안은 일심회 조직원들과 접촉한 일부 시민단체 간부들이 2002년 대통령 선거전의 변수가 됐던 ‘여중생 촛불시위’에 적극 관여한 사실과 맞물려 정치권의 뜨거운 공방이 예상된다.
공안당국은 일심회가 △북핵 실험 이후 한국내 동향 △윤광웅 국방장관 해임결의안 무산경위 등에 대한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한 지령에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노당이 열린우리당에 표를 몰아줘 한나라당 후보의 당선을 막는 방안 △주요 정당의 동향, 당직자 인물분석 등이 포함돼 있다.
공안당국은 이런 문건작성에 민노당 등 정치권 인사와 시민단체 인사들이 직ㆍ간접적으로 개입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범의(犯意)없이 이들에게 정보를 제공한 단순 가담자까지 포함하면 연루자는 수십 명에 달한다는 관측도 있다.
공안당국은 앞서 민노당 사무부총장 최기영(41)씨와 장씨의 회사직원 이진강(43)씨를 28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촉한 혐의(국가보안법 회합ㆍ통신)로 구속했다. 이로써 구속자는 이정훈(43) 전 민노동 중앙위원, 장씨의 서울Y고 후배 손정목(42)씨 등 5명으로 늘어났다. 공안당국은 이들이 베이징 비밀아지트 ‘동욱화원’에서 북한 대외연락부 소속 공작원들을 만나 지령을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최영윤기자 daln6p@hk.c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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