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대부분이 투자를 꺼리는 상황에서 현대ㆍ기아자동차 그룹이 고로방식의 일관제철소 건설을 위해 착수한 총 7조5,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투자는 한국 경제에 '가뭄의 단비' 같은 생산 유발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산업자원부가 연세대 도시교통과학 연구소에 맡긴 용역 결과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제철소를 짓는 과정에서 예상되는 생산유발 효과는 총13조원에 달한다.
대형 투자가 연쇄적으로 소비와 또 다른 투자를 일으키는 '투자의 승수효과' 때문이다. 요컨대 현대ㆍ기아차그룹이 기계 설비와 자재 구입, 근로자 임금 등으로 내놓은 5조원이 다른 분야의 소비와 투자도 촉진시켜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초기 투자의 2.5배인 13조원으로 끌어 올린다는 것이다.
연세대 김갑성 교수는 "2011년 제철소가 완공된 뒤에는 설비가 완전 가동을 전제로 연간 11조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수입하던 철강재를 국내에서 생산하는데 따른 대체효과도 연간 35억달러(약 3조5,000억원)로 추정된다.
최근 한국 경제의 핵심 이슈로 떠오른 고용창출 효과도 엄청나다. 현대ㆍ기아차그룹에 따르면 제철소 건설 중 약 9만3,000명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제철소 완공 후에는 이전보다 다소 줄어들겠지만, 제철소 운영에 따른 직ㆍ간접 효과에 따라 약 7만8,0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2015년 예정대로 고로 설비를 연산 1,200만톤 수준으로 늘리면 일자리가 15만개로 늘어나고, 제철소 건설에 따른 생산유발 효과는 20조원에 달한다. 이후 공장 운영에 따른 생산유발는 연간 17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당진 일대 서해안 지역이 새로운 철강의 메카로 떠오르는 효과도 기대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일관제철소가 들어서는 당진은 아산, 평택 등 주변 산업단지와의 연계를 통해 대기업과 협력업체가 상생하는 기업도시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관계자도 "일관제철소가 완공되면 현대차 아산공장, 기아차 화성공장, 계열사인 위아와 로템의 서산공장이 상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직ㆍ간접적인 일자리가 창출되고 지역사회로 새로운 인구가 대거 유입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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