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지 모드’의 펄펄 나는 선수 하나, 그리고 상대 팀의 실책. 단기전 승부에서 두 가지만 확보하면 필승이다.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 4차전에서 승리해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우승을 눈앞에 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두 가지 조건을 갖췄다.
‘크레이지 모드’의 주인공은 세인트루이스의 유격수 데이비드 엑스타인. 엑스타인은 27일 뉴부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4차전에서 4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카디널스 선발 제프 수판이 초반 디트로이트의 션 케이시와 이반 로드리게스에 난타 당해 0-3으로 몰린 3회말 2사 2루 찬스에서 엑스타인은 중견수쪽 2루타로 타점을 올리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4-4로 팽팽하던 8회말 2사 1루 찬스에서도 엑스타인은 중견수 키를 넘기는 결승 2루타를 때려 균형을 깼다.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엑스타인이 기록한 타율은 3할3푼3리. 카디널스 타선의 선봉장 역할을 해내고 있다.
카디널스 승리의 또 한 명의 조연은 디트로이트의 불펜투수 페르난도 로드니. 디트로이트가 3-2로 앞선 7회말 무사 2루에서 대타 다구치의 보내기 번트 타구를 잡아 1루에 던진 것이 악송구 돼 순식간에 3-3 동점이 됐고, 계속된 2사 1ㆍ2루에서 프레스턴 윌슨에게 적시타를 맞아 역전을 허용했다. 디트로이트는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사상 처음으로 4경기 연속 투수가 실책을 범하는 불명예 기록을 세우게 됐다.
디트로이트는 3차전에서도 땅볼을 잡은 투수 조엘 주마야가 병살을 시도하다 어이없는 악송구를 던져 쐐기점수를 내주는 등 이번 시리즈 들어 뼈아픈 수비 실책으로 자멸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추가하면 지난 82년 이후 24년 만에 정상에 오르게 된다. 5차전은 28일 오전 뉴부시 스타디움에서 벌어지며 제프 위버(세인트루이스)와 저스틴 벌랜더(디트로이트)가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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