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전서 반드시 끝낸다”(삼성 선동열 감독).
“끝까지 총력전을 펼치겠다”(한화 김인식 감독).
3승1패로 한국시리즈 2연패를 눈앞에 둔 삼성과 벼랑 끝에 몰린 한화가 28일 오후 2시 잠실 구장에서 열리는 5차전에서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인다. 삼성은 힘의 우위를 앞세워 승부에 마침표를 찍을 태세고, 한화는 ‘사즉필생(死卽必生)’의 배수진을 치고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다.
역대 기록은 삼성의 편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3승1패(1무 포함)를 거둔 11개 팀은 단 한번의 예외 없이 패권을 차지했다.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궁지에 몰린 팀이 기적 같은 역전 우승을 일궈내기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1903년부터 시작된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도 이제까지 1승3패로 몰린 팀이 극적으로 뒤집기에 성공한 경우는 38번 중 단 6차례(15.8%)에 불과했다.
지난 26일 막을 내린 일본시리즈에서도 퍼시픽리그의 니혼햄 파이터스가 센트럴리그의 주니치 드래곤스를 상대로 3승1패를 거둔 후 그 여세를 몰아 5차전에서 우승을 확정 지었다.
또 불펜에서 승부 갈릴까
5차전에서는 삼성 외국인 투수 제이미 브라운과 한화 정민철이 다시 맞붙는다. 지난 23일 2차전 선발 대결 이후 5일 만의 리턴 매치다. 당시 브라운은 4이닝 4피안타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고 정민철도 3과3분의2이닝동안 3피안타 2실점으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러나 2~4차전이 모두 불펜 싸움에서 승부가 갈렸듯 5차전도 선발 보다는 마운드 허리에서 누가 우위를 점하느냐가 관건이다. 양팀의 투수 전력을 감안하면 삼성이 한층 유리한 상황이다. 한화는 초반 승기를 잡더라도 믿고 마운드에 올릴 투수가 마무리 구대성 정도다.
‘필승 조커’ 문동환은 4차전에서 4와3분의1이닝 동안 80개나 던져 하루 휴식 후 긴 이닝을 소화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비해 삼성은 이번 시리즈에서 중간 계투로 변신한 에이스 배영수를 비롯해 임창용 오상민 권혁 권오준 오승환 등 가용 자원이 풍부하다.
잠실 구장의 변수
5차전은 올 포스트시즌 들어 잠실 구장에서 열리는 첫 경기다. 구장 규모가 작고 인조 잔디인 대전 구장이나 대구 구장과는 그라운드 환경이 판이하게 다르다. 일단 천연 잔디인 만큼 내야 수비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인조잔디와는 달리 불규칙 타구가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4차전까지 무려 6개의 실책을 범한 한화 야수들에게는 분명 부담이다.
반면 올 포스트시즌 12경기에서 12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린 독수리 군단은 장타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잠실구장은 중앙 펜스까지 125m, 좌우 100m로 대전 구장(중앙 114m, 좌우 98m)과 대구 구장(중앙 117m, 좌우 95m)에 비해 훨씬 크다. 그러나 한화는 올시즌 잠실 경기에서 삼성 보다 5개나 많은 11개의 홈런을 뽑아냈다.
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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