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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여고생 김진옥양 "내 이야기 무대에 올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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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여고생 김진옥양 "내 이야기 무대에 올렸죠"

입력
2006.10.27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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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여고생이 탈북과 한국 정착과정에서 앓았던 몸살을 소재로 만든 연극을 공연해 화제다. 탈북 여고생 김진옥(20ㆍ충남 아산시 온양여고 3)양과 연극반 친구들은 24일 김양을 소재로 한 창작연극 ‘너도 그렇다’를 충남 아산시 국민생활관에서 공연했다.

김양은 친구들과 함께 대본을 쓰고 주연을 맡아 자신이 북한을 탈출하는 과정과 한국에서의 가족간 갈등, 학교생활의 어려움과 고민, 교우관계, 연기자가 되기 위한 꿈 등을 그렸다. 지역 연극계는 “여고생 또래문화를 중심으로 남북의 공통점을 찾는 내용을 상징적으로 담아 호소력이 짙은 작품”이라 호평했고, 이 작품은 9월 충남학생연극제에서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양은 2001년 1월 15일 아버지 오빠와 함께 북한을 빠져나와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를 거쳐 2002년 8월 입국했다. 함께 오지 못한 어머니는 현재 중국에 불법체류중이다.

입국한 그 해 겨울 하나원을 나와 중학교에 편입했지만 스스로 한국학생과 다르다는 생각을 하면서 적응하지 못했다. 와중에 학교를 중도포기한 오빠와 아버지가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떠나면서 김양은 더욱 힘들어졌다. 고교 진학 후에도 적응이 힘들어 학교를 그만두겠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해 결석도 잦았다.

이를 안타깝게 지켜본 담임교사 이인호씨는 김양에게 연극반 가입을 권했다. 1997년 한국드라마 ‘의가형제’를 북한에서 몰래 본 뒤 연기자가 되겠다는 꿈을 키워온 김양은 연극반 가입 권유를 받고 날아갈 듯 기뻤다. 중국과 베트남 캄보디아를 떠돌 때도 현지의 한류 열풍을 지켜보며 연기자의 꿈을 버리지 않았던 김양은 연극반에 들어간 뒤 물 만난 고기처럼 생기가 넘쳤다.

김양은 “연기자의 꿈이 없었다면 한국에서 낙오자가 됐을 것”이라며 “새터민 연기자가 아닌 연기로 인정받는 연기자가 되는게 소망”이라고 말했다.

김양은 25일 동국대 공연예술학부 수시에 합격했다는 기쁜 소식도 들었다. 김양은 11월에는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금이의 오월’이라는 작품으로 5ㆍ18기념사업회가 주최하는 전국학생연극제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이준호 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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