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량위(陳良宇) 전 상하이(上海) 당서기를 비롯한 상하이방을 축출한 중국 지도부가 베이징(北京)을 근거지로 하는 권력서열 4위의 자칭린(價慶林)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과 공산당 정치국원인 류치(劉淇) 베이징시 당서기를 타깃으로 하는 사정 작업을 진행중이다.
뉴욕타임스는 26일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 소속 수사관 300여명이 9월말 베이징에 배치돼 이들을 목표로 하는 반 부패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홍콩의 아주주간도 지난달 말 베이징 전역에 비리수사가 강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상하이처럼 정치적인 독자성이 강한 베이징을 반 부패 수사의 목표로 정함에 따라 후 주석의 친정체제 구축도 상당한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수사는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측근으로 후 주석에 저항해온 자칭린 주석(전 베이징 당서기)과 류치 당서기의 제거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홍콩 언론들은 베이징에서 곰팡이와 발암물질이 든 불량 쌀 2,000톤이 유통된 천화량(陳化糧) 스캔들이 발생한 후 베이징시가 이를 은폐한 것과 의약업계의 17억위안(약 2,040억원) 상당의 주택 공채 비리 사건이 고리가 돼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이번 수사로 인해 내년 가을 17차 공산당 당대회에서 자칭린 주석과 류 당서기가 축출될 것이 확실시되며, 자칭린 주석이 물러나면 비리혐의로 물러나는 최고위직 당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류 서기의 경우 대외 이미지를 감안, 당직에서만 물러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관측통들은 “분배정책 강화를 의미하는 조화사회 건설을 기치로 내세운 후 주석이 엄청난 경제력과 자율성, 상징적 의미를 지닌 상하이와 베이징을 침으로써 조화로운 사회를 위한 경제 정책을 원활하게 구사하는 것은 물론 자연스럽게 권력도 강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방위적으로 진행되는 사정의 물결은 법원쪽으로도 파급되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27일 중국 남부 선전시 법원 소속 판사 5명과 변호사 8명이 부패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