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들의 성인 메뉴 중단 선언에도 불구하고 중소 성인 콘텐츠 공급업체들이 개방망을 통해 별도로 성인포털을 공급키로 결정, 휴대폰을 통한 성인 콘텐츠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사 등 대표적인 5개 모바일 성인콘텐츠 업체들은 최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동통신사의 포털과 별도로 자체 성인포털을 제작ㆍ공급키로 결정, 이르면 다음달 중순부터 서비스하는 데 합의했다.
지금까지 콘텐츠업체들은 네이트나 매직엔과 같은 메이저 이통사 포털을 통해 성인물을 유통시켜 왔으나, 최근 이통사들이 성인메뉴를 중단키로 함에 따라 자체 성인포털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휴대폰 사용자들은 개방망 주소인 일련의 숫자와 핫키(무선인터넷 시작단추)를 연달아 누르면 이통사 포털을 거치지 않고도 쉽게 성인포털에 접속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통사 포털에 집중돼 있던 성인콘텐츠가 개방망을 통해 여기저기 흩어질 경우 성인물 통제가 더 어려워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이통사들의 성인메뉴 중단 선언 후 개방망을 통해 성인사이트가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면서 "성인사이트들은 청소년보호법을 준수할 의무가 있지만 실제 이들 업체들이 어떤 장치나 절차를 갖춰야 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법 규정이 없어 성인 음란물에 대한 규제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을 의식해 정부 당국이나 콘텐츠업계와 사후 논의 없이 서둘러 성인메뉴 공급 중단을 선언한 이통사들의 책임 떠넘기기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은 자사 포털을 통해서가 아니라도 개방망을 통해서 성인 콘텐츠 공급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고 말했다.
이통사 관계자는"외부 개방망에서 생기는 성인포털에 대해 이통사가 개입할 책임은 없다"면서 "개방망에 생기는 성인포털은 독자적으로 마케팅을 해야 하고, 개방망 주소에 대한 인지도도 낮아 향후 무선인터넷을 통한 성인콘텐츠 이용은 점차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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