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세일’ 같은 바겐세일을 하는 이유를 생각해 보자. 외견상으로는 바겐세일 때 물건을 파는 사람이 가격을 결정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구매자가 결정한다. 물건을 파는 쪽에서야 재고를 없애야 하거나, 갑자기 필요한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등 목적이 있어 원가 이상만 되면 사는 사람이 많고 적음에 따라 판매 가격을 유동적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도 원리는 똑같다. 주식을 사고 파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바겐세일을 하듯 갑자기 싸게 나오는 주식을 낚아 채는 방법이다.
주로 주가가 추세적으로 하락하는 장기 약세 국면의 마지막에 이런 기회가 오는데, 이후 주가가 방향을 전환하는 경우가 많다. 주식시장에서 최종적으로 가격은 적정 수준을 찾아가지만 외부적인 충격이나 투자 심리에 따라 이 수준을 벗어나기도 한다. 이 때가 주식이 바겐세일되고 있는 경우이고 투자자의 용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다.
또 다른 방법은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가치주 매매다. 재무적으로 우량하고 이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주가가 현재 성장성이나 이익에 비해 현저하게 낮을 때 이런 주식을 사서 오래 기다리는 방법이다.
이 방법을 가장 잘 사용하는 곳이 템플턴인데, 템플턴은 저평가되어 있는 주식을 매수해 4~5년간 장기간 보유한 후 자기 가치를 회복했을 때 매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가치주 매매의 우수성은 템플턴이 지난 50여년 동안 다른 어떤 펀드보다 수익률면에서 앞서 온 점에서 엿볼 수 있다. 1954년 펀드설정 초기에 1만 달러를 투자해서 배당 및 시세차익을 재투자한 투자자가 주가지수 대비 3배에 달하는 수익을 얻었을 정도다.
시장이 전혀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지 부진한 양상이 오랜 계속되다 보니 대부분 투자자들이 매매를 늦추고 있다. ‘북핵 문제가 해결되면’ 또는 ‘외국인 매도가 사라지거나 프로그램 매물이 해소되면’이란 이유를 달고 있다.
시장과 가까이 있지 않은 사람은 바겐세일 때도 주식을 살 수 없다. 내가 어떤 매매 패턴에 맞는지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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