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중대형 평수의 고급주택을 중심으로 하는 주택수요가 향후 7년 여 동안 집중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통계를 감안할 때 주택 교체수요 연령대인 40대 초반~ 50대 초반이 향후 수년 동안 급증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주택수요를 정부가 가수요로 판단하고 세금으로 억누르기만 할 경우 오히려 집값 급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분당급' 신도시로 추가 개발되는 인천 검단신도시나 파주신도시 역시 이들의 고급주택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에서 40~54세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앞으로 계속 상승해 2013년 25.5%로 절정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으로 7년 후면 우리나라 국민 4명 가운데 1명이 이 연령대인 셈이다.
이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생, 현재 43~51세)가 향후 수년간 계속해서 40~54세 연령대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서강대 경제학부 김경환 교수는 "여러 실증분석 결과 주택수요가 가장 왕성한 시기는 44~48세이고, 좀 길게 보면 50대 초반까지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며 "소득이 증가하고 있는 것까지 고려하면 향후 4~7년 동안 질 좋은 주택에 대한 실수요는 계속해서 증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자치부가 2004년 말 아파트를 포함한 우리나라 건물 소유주를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40~49세(33.9%), 50~59세(24.0%) 순으로 많았다.
2001년부터의 주택가격 급등도 이런 인구구조에 크게 기인했다는 분석이다. 베이비붐 세대가 40대에 접어들면서 2000년 20.2%(929만8,000명)이던 40~54세 인구 비중은 2005년 23.2%(1,087만9,000명)로 급증했다. 5년 여 동안 이 연령대 인구가 158만 명이 늘어난 것.
부동산컨설팅업체 저스트알 명재광 이사는 "1980년대 말 집값 급등기와 달리 이 기간 서울 강남 등지의 중대형 평수를 중심으로 집값이 오른 것은 40~54세 인구가 급증했고, 이들의 주택 수요가 더 좋은 곳으로 옮기고자 하는 교체 수요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향후 집값 대책에 있어서도 정부가 지금의 주택수요를 고급주택에 대한 실수요로 인정하려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더 나아가 정부가 주택수요를 실수요로 인정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세금 위주의 수요억제책이 중심이 되었고, 이것이 지금까지 부동산정책 실패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김경환 교수는 "정부가 신도시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아반떼'급 만이 아니라 '쏘나타' 급도 대거 공급해야 한다"며 "그러나 인천 검단이나 파주 등은 강남 접근성 등을 고려할 때 대부분 아반떼급이기 때문에 집값을 잡는 데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남의 재건축 규제 완화도 검토돼야 한다는 얘기이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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