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인 신도시 건설계획 발표로 파문이 일고 있는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과 부동산대책을 총괄하는 재정경제부 박병원 차관이 향후 집값 전망과 관련해, 입장 차이를 드러내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우선 추 장관은 23일 '분당급' 신도시 건설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분당 규모의 교육ㆍ문화ㆍ레저스포츠 등을 갖춘 양질의 신도시를 추가 공급할 계획이기 때문에 국민들은 조급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면서 "지금 집을 사봐야 비싼 가격에 사는 것 인만큼 양질의 주택이 공급될 때까지 정부를 믿고 기다려 달라"고 역설했다.
추 장관은 "최근 집값이 불안한 것은 종합부동산세와 내년부터 시행될 1가구 2주택에 대한 양도세 중과 등을 실감하지 못해서 벌어지는 일"이라며 "올 연말이 되면 정부 정책의 위력을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연말이면 집값이 떨어지기 시작할 것이고 더 싼 값에, 더 좋은 주택을 살 기회는 많을 거라는 주장이다. 사실 추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까지 정부가 취해온 입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26일 정례브리핑에서 밝힌 박 차관의 집값 전망은 좋게 보면 '신중론', 비판적으로 보면 정부 입장의 후퇴이다. 박 차관의 발언 요지는 한마디로 앞으로 수개월내 집값은 예측불허라는 것.
박 차관은 "부동산시장이라는 것이 조금만 수요가 늘어나도 값이 오르기 때문에 몇 달 내 부동산 시장을 전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추 장관의 '지금 집 사지 마라'는 발언에 대해서도 "부동산 시장은 팔 사람은 없는데 살 사람이 늘면 값이 오르는 것"이라며 "일시적으로 수급 균형이 깨져서 값이 오르는 것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다만 수년 내 집값 안정에 대해서는 확신했다. 그는 "앞으로 수도권에 연간 30만호 공급계획이 제대로 되면, 수 년 내에는 틀림없이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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