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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제 잇속에 먼저 투자한 한국투자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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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제 잇속에 먼저 투자한 한국투자공사

입력
2006.10.26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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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의 여유 외환보유액을 외국의 고수익 자산에 운용하기 위해 싱가포르 투자청 등을 모델로 설립한 한국투자공사(KIC)가 출범 1년 3개월이 넘도록 실적 하나 없이 임직원들의 돈잔치만 벌였다는 사실이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신이 내린 직장'이라는 말로는 그 방만한 경영과 잇속 챙기기 행태를 표현하기 부족할 정도다. 특히 6개월 만인 지난해말 19억여원의 적자를 내고도 올 1월 억대의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은 도덕적 해이의 극치다.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 등에 따르면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에 연루돼 물러난 전 사장은 취임 초부터 6개월 동안에만 주 1~2회 골프를 치는 데 1,874만원을 썼다. 의사결정기구인 9인 운영위원회는 14차례 회의를 열며 수당으로 1인당 1회 200만원씩 1억 1,800만원을 지출했다.

미국에 체류 중인 한 민간위원은 6차례 회의에 참석하며 소요경비 및 체재비 명목으로 4,500만원을 타갔고 재경부의 낙하산 인사 논란을 빚었던 감사는 지난해 성과급으로 6,800만원을 받았다. 투자운용본부장으로 영입한 외국인에 대해선 160만달러에 달하는 과도한 연봉과 자격시비가 제기됐다.

사장 감사 등 임원 3명의 올해 급여예산은 23억원으로 1인당 7억7,000만원, 직원 48명의 급여는 35억원으로 1인당 7,300만원이다. 거액의 돈을 굴리는 기관의 특성 상 우수 전문인력을 끌어와야 하고 상응한 처우를 하는 것은 무조건 나무랄 일이 아니다.

문제는 정부가 자본금 1,000억원을 전액 출자한 KIC가 설립 1년 만인 올 6월에야 재경부와 한국은행으로부터 200억달러의 자산운용을 위탁 받았고 이번 달에야 겨우 10억달러, 그것도 직접투자 아닌 재위탁 투자계획을 세웠다는 것이다.

15개월 동안 실적은 전혀 없이 제 잇속에 먼저 투자한 KIC에게 20조원의 나랏돈을 투자금으로 맡기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제라도 비싼 건물에서 인건비만 챙기는 KIC의 존폐 문제를 따져봐야 한다. 정부의 감독책임도 엄중히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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