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70년대 국내 프로레슬링계를 풍미했던 ‘박치기왕’ 김일씨가 26일 서울 을지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7세.
김씨의 주치의인 을지병원 순환기내과 최재웅 교수는 “평소 당뇨합병증과 고혈압, 신부전증 등 지병과 싸워온 김씨가 낮 12시17분 사망했다”고 밝혔다.
최종 사망원인은 만성신부전증과 신장혈관 이상으로 인한 심장마비. 김씨는 지난 25일 급격히 혈압이 낮아지면서 의식을 잃어 중환자실로 옮겨진 뒤 심폐소생술과 혈압을 높이는 치료 등을 받았으나 하루 뒤인 이날 끝내 숨을 거두었다.
지난 1957년 일본으로 건너가 역도산체육관에서 프로레슬링을 시작한 김씨는 63년 세계프로레슬링협회(WWA) 헤비급 태그 챔피언에 오르는 등 30여년의 현역 생활 동안 20차례 세계챔피언 타이틀을 따내며 한국 프로레슬링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80년대 후반 사업실패와 박치기 후유증으로 인해 고혈압, 당뇨, 신부전증에 시달리며 투병해왔다. 한때 건강이 호전돼 후배 양성과 프로레슬링재건사업 등에 의욕을 보이기도 했지만 지난해 결장 제거수술 이후 인공항문에 의지해야 했다. 최근에는 만성신부전증까지 겹쳐 신장투석을 받는 등 급속도로 건강이 악화됐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인순씨와 아들 수안씨 등 1남2녀가 있다. 김씨의 빈소는 을지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 특실에 마련됐고, 28일 오후 경기 벽제에서 화장을 한 뒤 유골은 고향 전남 고흥에 안치될 예정이다.
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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