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도시 개발계획을 발표하면서 그간 증시 상승에서 소외됐던 건설주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 건설업종 지수는 26일 전날보다 0.41포인트 오른 234.90으로 마감해, 7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는 코스피 지수가 조정을 받기 직전인 5월 중순 이후 최고 수준이다.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은 정부의 계획대로 수도권에 분당급 신도시 1곳과 기존 신도시 확대 방침이 추진될 경우 주택경기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점에는 의견을 같이 했다. 과거 수도권 1기 및 2기 신도시 건설을 돌이켜 보면, 이 같은 개발 계획의 사업규모는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국내 연간 건설사업 규모가 80조원 수준이라는 점과 신도시 건설에 걸리는 기간을 감안할 때,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연간 3~5%의 시장 확대효과가 있다는 뜻이다. 또 전통적으로 건설업의 성수기인 4분기에는 연말 결산을 앞두고 관급공사 물량이 대거 쏟아지는 까닭에 당분간 건설업종의 강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한화증권 정영훈 투자분석팀장은 “그간 해외수주 호조에도 불구하고 건설업종이 증시 상승에서 소외된 데에는 연간 건축허가 면적 추이 등 국내의 건설 관련 경기지수가 좋지 않았던 것이 원인이었다”며 “최근 들어 신도시 건설 외에 정부가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건설주의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증시에서 주가상승에 최고의 재료로 인식되고 있는 인수ㆍ합병(M&A) 재료가 풍부하다는 점도 건설주의 주가 전망을 밝혀주고 있다.
연내에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지분 매각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는 현대건설과, 자산관리공사가 38%의 지분을 갖고 있는 쌍용건설의 매각은 건설업계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현금 동원력이 큰 일부 중견그룹이 중소형 건설사를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도 끊임 없이 돌고 있다.
하지만 신도시 건설계획만으로 당장 건설업체들의 수주상황이 대폭 개선되거나,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미분양이 감소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현재의 주가 상승은 과도하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 미래에셋증권 변성진 연구원은 “최근의 단기 급등은 내년 하반기로 예상됐던 신도시 계획 발표가 앞당겨진 데 따른 심리적 요인이 컸다”며 “정치권의 동향에 민감한 업종 특성상 2007년 대선까지 건설업종의 상승 흐름은 이어지겠지만, 단기간에 큰 폭의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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