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사퇴하는 심경을 묻자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이라고 했다. 하지만 청와대 등 참여정부로 복귀하겠다는 뜻은 아니었다. 학계로 돌아가 남북관계 전문가로서 사회와 민족에 봉사하고 싶다고 했다.
-언제 사퇴를 결심했나.
“북한 핵실험 상황이 발생했을 때부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내가 사퇴하는 것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을 주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장관으로서 대북정책 수행 과정에서 큰 과오가 있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대통령에게 사의는 언제 밝혔나.
“어제(24일) 점심식사를 같이 하면서 외교안보라인이 교체되는 시점에 맞춰 내 (거취)문제도 같이 돌아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서 말씀 드렸다.”
-장관직 수행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무엇인가.
“북한 핵실험을 막지 못한 것이 가장 유감이고 회한이 된다. 하지만 비가 오지 않는다고 왕에게 책임을 묻는 것처럼 우리의 역량을 벗어나는 문제에 대해 무조건 국정운영 담당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장관직 사퇴가 정부의 대북정책 수정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인가.
“대통령이 확고한 대북정책 및 외교안보에 대한 철학에 기초해서 평화번영정책을 추진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때문에 대북포용정책의 변화는 없을 것이고, 북한도 나의 사퇴를 그렇게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은 무엇이라고 보나.
“한국이 (핵실험을)막을 능력이 되면 좋은데 그러지 못했고, 북한의 협조를 별로 받지 못했다. 북한의 6자회담 무조건 복귀가 핵 폐기로 가는 길이고, 이것만이 북한이 진정 문제를 푸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지속해야 한다는 뜻에는 변함이 없나.
“두 사업이 유엔 안보리결의와 관계 없다는 것은 내 생각이 아니라 정부의 판단이다. 내가 물러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의 계획은. 청와대로 돌아간다는 소문도 있는데.
“원래 학자출신이기 때문에 학계로 돌아가 열심히 공부해서 사회와 민족에 봉사하겠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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